펜 없어 립스틱으로 환자상태 표시…40여명에 CPR한 간호사 자매
- 22-10-31
3시간 동안 도움 손길…'가망없다'는 말 전할 때 "너무 아팠다"
"혹시 가위나 칼, 펜 있나요"
그때 옆에 있던 누군가 자신의 립스틱을 건넸다. 전직 간호사 김희영씨(가명·20대)는 쓰러진 이들의 몸에 립스틱으로 상태를 표시했다. 역시 간호사인 친언니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40~50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이들 중에 의식이 돌아온 사람은 2명 정도였고, 희미하게 맥박이 돌아온 사람은 3~4명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환자들은 대부분 이미 맥박이 없거나 심정지 상태였다고.
김씨는 3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전직 의료인으로서 현장에서 환자를 살리려 최선을 다했지만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가망이 없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오후 10시 10분쯤 친언니와 함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를 걷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 물결에 떠밀리며 걷던 그때 앞에서 "사고가 났으니 밀지 말아주세요"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주변의 시끄러운 음악과 수많은 인파의 소리로 이 외침은 멀리까지 전달되지 못했다.
곧 주변은 비명과 함께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는 김씨 일행보다 딱 10걸음 앞에서 발생했다. 간발의 차이로 화를 면했다.
사고 초기 구조대원이 쉽게 진입을 못해 실신한 사람들 수십명은 시민들에 의해 인근 가게로 옮겨졌다. 가게 안에서 의사와 간호사를 다급히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씨는 "전직 간호사예요"라고 말하며 인파속을 헤집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넘어지면서 실신한 30~40명의 환자가 있었다. 반사적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던 환자에게 CPR을 실시했다. 주변에 119 구급대원과 경찰관, 시민들도 CPR을 하고 있었다.
환자는 많은데 도움의 손길은 부족했다. 밖에 있는 인파를 향해 "혹시 간호사인 분이거나 심폐소생술 할 줄 아시는 분 있나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는 대부분 실신한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어떤 환자는 외상을 입어 머리에서 피가 흐르기도 했다.
20분쯤 지났을까. 경찰이 가게 밖에 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 줬다. 그곳으로 환자들을 옮겨 응급구조사, 소방관들과 함께 계속 CPR을 진행했다. 이렇게 김씨 자매는 3시간가량 40~50명의 실신자들에게 CPR을 했다.
이후 전문 의료진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맥박과 CPR이 진행된 시간을 확인하는 등 현장에서 구조인력을 도우며 구호 활동을 이어갔다.
김씨는 "현장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구급인력들이 이태원 인근의 교통체증과 많은 인파로 인해 빨리 도착하지 못한 거 같아서 너무 아쉬웠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불타는 트롯맨’탑7 “한인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킹카운티 법원 정상기 판사 사실상 당선 확정
- 벨뷰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운동회 개최
- 한국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시애틀온다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신나고 재미었다(+영상.화보)
- 아시아나항공 “한국행 최대 30% 할인 등 여름 특가이벤트”
- KWA대한부인회 "피어스카운티 비지니스 활성화 그랜트 신청하세요"
- 타코마서미사 자비 넘치는 부처님 오신 날(영상,화보)
- 윤요한 앵커리지한인회 전 회장 모친상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성황리에 열려(동영상)
- [시애틀 수필-박보라] 왠지, 웬즈데이
- 한인 제이슨 문 머킬티오시의원,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미국 하이킹코스에 무궁화 심었다
- 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어젯밤과 오늘 새벽 시애틀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찰돼(영상)
- 서은지시애틀총영사 28일 코리아나이트 시구한다
- 김동연 경기지사, 시애틀방문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났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시애틀 뉴스
- '보잉 공급업체' 스피릿에어로 시스템스, 직원 500명 감원
- 시애틀시 인구 성장 많이 주춤해졌다
- 시혹스 9월8일 개막전으로 ‘마이크 맥도널드’시대 연다
- 올 여름 시택공항 혼잡 면할 수 있을까
- 468명 태운 가루다항공 보잉기종여객기, 엔진 화재로 비상 착륙
- "비밀번호 70%는 1초 안에 뚫린다”
- 매리너스 시애틀야구장서 파울볼 2개가 한 팬에게 '기적'벌어져
- 워싱턴주지사 후보에 밥 퍼거슨이 3명? "워싱턴주 공화당 꼼수"
- 워싱턴주 교통사고 사망자 33년만에 최다
- 미국 집값 최근 4년간 47% 올랐다
- 빌 게이츠 전 부인 멀린다, 125억달러 받고 게이츠 재단떠나 별도 활동
- 교회단체가 UW몰려가 이스라엘 옹호 맞시위 벌여
- 시애틀 사회생활 시작하기에 좋은 도시긴 하지만
뉴스포커스
- 민주, 尹에 채상병 특검법 수용 압박…"특검 반대는 결국 진실 은폐"
- 법원 결정 이후 더 완고해진 의료계…전공의 ‘요지부동’
- 뉴진스 5인 전원, 법원에 탄원서 제출…민희진에 힘 실었나
- 조국 '4년 중임제' 개헌 제안에 야권발 '개헌론' 시동
- ‘수출부담’ 줄여주는 우수선화주기업 인증제?…“세제혜택 받기 바늘구멍”
- 2% 중반 모이는 성장률 전망…내수 회복은 여전히 안갯속
- "한밤중 취객 발길"…김호중 방문 유흥주점, 오늘은 손님 대신 가드만
- 김호중 술자리에 유명 가수도 동석…매니저·소속사 대표 입건
- '동거녀와 6차례 해외출장' 조용돈 가스기술공사 사장 해임
- 김정숙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 '출국정지'…다혜 씨와 금전거래 정황
- 박정훈 대령 측, 대통령에 '특검법 수용' 촉구…이종섭 증인 채택
- 반포써밋 40.7억원 '최고가' 터졌다…강남권 매수세 뚜렷
- 정부 "의대 증원, 법원 결정에 추진동력 확보…의료개혁 박차"
- 우원식 "너무 바빠 문자 폭탄 볼 시간이…거부권 넘어설 8석이 제 관심사"
-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국민 신뢰받는 공수처 만들겠다"
- '7공화국' 개헌 던진 조국…"대통령 4년중임·檢영장 박탈 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