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잘라준다던 막내딸인데"…이태원 참사 전국 빈소 '눈물바다'
- 22-10-31
승진·정규직시험 '10년지기' 안타까운 사연
"핼러윈 아닌 친구집 갔는데"…인파 휩쓸려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전국의 장례식장에서는 유족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사고에 휩쓸렸다는 자녀부터 미용사의 꿈을 이뤄 아버지의 머리를 직접 염색해 주던 막내딸 등 피해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만난 이태원 참사 희생자 A씨(29)의 아버지 B씨는 "핼러윈 안 간다고 했어요"라며 "이태원 근처 친구네 집에 갔다가 야식 사러 편의점에 간 거지"라고 텅 빈 눈빛으로 말했다.
29일 밤 이태원 근처 C씨의 집에 놀러 간 A씨는 친구와 함께 야식을 사러 편의점에 나갔다가 인파에 휩쓸려 화를 당했다.
간호사인 C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깨어났지만 뒤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눈을 뜬 C씨는 A씨에게 계속 CPR을 했지만 살리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B씨는 장례식장에서 딸의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B씨는 "(실제 보니) 사위 같은 느낌이고 내가 평소 말한 대로 좋은 남자를 만났다"며 "(결혼하면) 좋게 잘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빈소는 친인척 위주 조문객이 다녀가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이틀간 이미 많은 눈물을 흘린 탓인지 넋이 나가거나 지쳐 보였다.
이날 오전 전남 장성군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D양(19)의 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D양이 살갑고 애교가 많은 막내였다고 입을 뗐다.
미용에 관심이 많았던 D양은 보성에 있는 고교로 진학해 미용일을 배웠다. 뛰어난 실력 덕에 학교를 졸업도 하기 전 취업에 성공했고 올해 6월에는 서울 강남의 미용실로 옮겼다.
추석 땐 단 하루 집에 머물며 아버지의 흰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해줬다. 다음에 내려오면 아버지 머리를 잘라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했다.
D양의 아버지는 "얼마나 예쁘고 싹싹한 우리 막내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 광산구의 장례식장에 차려진 만 스물세살의 10년지기 김모씨와 오모씨의 빈소도 눈물바다였다.
딸을 잃은 두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았다. 아이들의 허망한 죽음에 어머니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인 두 사람은 고향인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직장을 얻었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3개월 전 취업해 최근 승진했고 은행원인 오씨는 정규직 전환 채용시험을 치르던 중이었다.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29일은 두 친구의 승진과 정규직 시험 합격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오씨 어머니는 "토요일 오후 6시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지하철이라면서 '정규직 필기시험 합격한 기념으로 놀러 간다고'고 속삭였다"며 "너무 기뻐서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울먹였다.
김씨 아버지는 "지난달 생일이었던 딸이 용돈을 받아가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늘 밝았던 우리 딸이 다시 돌아온다면 세상 무슨 일이라도 하겠지만 방법이 없다"고 자책했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빈소에서는 유족과 지인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154명(외국인 26명) 부상자는 149명(중상 33명, 경상 116명)이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있다. 2022.10.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한인여러분, 부동산 매매 및 투자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한인 비즈니스를 위한 안전세미나 성황리에 열려
- 시애틀영사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한다
- 구순 앞둔 성옥순시인 두번째 시집냈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정기연주회 매진임박 “20% 할인 혜택도”
- 시애틀오페라 '한국인의 날'행사 성황리에 열려(+영상,화보)
- 귀여운 시애틀통합 한국학교 유치부 졸업식 개최(+영상,화보)
- 벨뷰통합 한국학교 신나는 장날행사 성황리에 열려(+화보)
- 박용국ㆍ케이 전ㆍ리디아 리 “상공회의소 징계는 원천무효”
-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된 시애틀 5ㆍ18기념식(+영상,화보)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목사 소고(小考-3)
- 경찰 총에 사망한 LA한인 사건 바디캠 공개돼...문열리고 8초만에 탕탕탕
-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다문화 공생’출발을 시애틀서…"(영상)
-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오레곤 한인단체장들과 간담회 개최
- "서울대 워싱턴주 동창회 장학금 신청하세요"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8일 3개 코스로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불타는 트롯맨’탑7 “한인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킹카운티 법원 정상기 판사 사실상 당선 확정
- 벨뷰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운동회 개최
- 한국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시애틀온다
시애틀 뉴스
- 시애틀지역 등산로 직행 셔틀버스 운행 재개한다
- "아마존, 알렉사 음성비서에 생성형AI 탑재…구독료 받는다"
- MS '애저 코발트100 기반 VM(가상머신)' 출시…"성능 40% 향상"
- 타겟도, 맥도날도 가격 내리겠다
- “올해 워싱턴주지사선거 박빙의 승부 될 것 같다”
- 30년간 시애틀지역 전염병과 싸워왔던 제프 두친 국장 은퇴
- UW내 친팔레스타인 점거시위 오늘 해체된다
- 중국, 라이칭더 취임날 미국 보잉 등 제재 …"대만 무기 판매 관여"
- 시애틀타임스 40년 발행인 물러난다
- 킹 카운티 기록실, 엉뚱한 사람에게 700만달러 잘못 징수
- 50대 타코마 시의원,자궁경부암으로 별세
- 90세 흑인 전직파일럿 태운 블루오리진 우주선 발사(영상)
- 자폐 앓은 벨뷰 10대 밤새 탈출 대소동
뉴스포커스
- 법무부, '김건희 명품백' 최재영 출국 정지…31일 검찰 재소환
- 한국 이혼했어도 '혼인무효' 가능…대법, 40년 만에 판례 변경
-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저출생 효과 있겠지만…'월 200만원'은 장벽
- 尹, '26조' 특단 지원으로 '칩워' 승부수…반도체 경쟁 고삐
- '기준금리 3.5%' 11연속 동결…한은 "긴축 충분히 유지할 것"
- "전공의들 일용직 전전"…1646명이 생계 지원금 신청
- '추미애 법사위원장' 카드에 與 '황당'…민주, 당원 달래기 '구상'
- 이재명 "2만명 넘게 탈당했다" 고백…"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야"
- 민주, 생존해병 어머니 편지 배달…'표단속' 국힘, 심기 불편
-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아니다…과징금 조치에 '행정소송' 예고
- 민주, 15주기 노무현 추도식 총집결…친문계 결집 구심력 주목
- 尹 "총선 결과 안타깝지만 다 내 탓…국민께 다가가겠다"
- 연기금 이달 '팔자' 나섰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도
- 뉴진스님 윤성호, 말레이 이어 싱가포르서에서도 공연 못 한다
- '한국 문단 거목' 신경림 타계, 향년 88세…노태우 정권선 사찰 대상
- '법카 유용' 김혜경 측근 배씨 "김씨 모르게 내가 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