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서 퇴출 위기 맞았던 시애틀 여조종사 '반전'
- 22-10-28
정신장애자로 몰려 6년 반 법정싸움 끝에 승리
칼린 페팃, 50만달러 보상금까지 받도록 판결
시애틀의 능력있는 여조종사가 델타항공으로부터 정신장애자로 몰려 퇴출당할 위기에 몰렸다가 장장 6년반 동안 법정싸움을 벌인 끝에 승리럴 거뒀다. 법원은 이 여조종사에게 50만달러의 배상금도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주인공인 칼린 페팃(60)은 35년간 사고 없이 여객기를 조종해오면서 시애틀에서 자녀 3명을 키웠고 석사학위 2개와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을 뿐 아니라 항공안전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저술한 학구파이다.
델타는 2016년 3월 그녀에게 갑자기 조종중단 조치와 함께 회사가 지정한 정신과 의사의 진단을 받도록 명령했다. 검진료로 7만4,000달러를 받은 시카고의 데이빗 앨트만 의사는 페팃이 쌍극성 혼란(조병) 증세가 있어 조종에 적합하지 않다는 검진결과를 그해 크리스마스이브에 페팃과 회사측에 통보했다.
앨트만은 자신의 진단 근거로 페팃의 엄청난 성취를 꼽았다. 장거리 국제노선 조종사가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책까지 출간한 것은 그녀가 조병환자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5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EO였던 리처드 앤더슨은 “모든 직원은 안전문제에 관해 입을 다물어서는 안 된다”고 한 행사에서 강조했다. 항공안전이 자신의 박사학위 주제였던 페팃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델타의 안전문제와 몇몇 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직속상사인 스티브 딕슨 부사장 등에 제출했다. 딕슨은 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항공관리국(FAA) 국장으로 발탁했다.
보고서 제출 후 앨트만의 검진에 응하도록 명령 받은 페팃은 별도로 세계적 명성의 메이요병원 항공의학부 의사 9명에 자비로 검진을 받았다. 이들 의사는 페팃의 정신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결론짓고 앨트만의 진단서가 자신들에게는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 진단서가 페팃의 정신장애가 아니라 그녀를 몰아내려는 대기업체의 의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야유했다. 뒤이어 제3의 정신전문의도 메이요 병원 의사들의 진단결과를 지지하자 그동안 세 차례 소송을 이어온 델타는 결국 손을 들었다.
지난 21일 마지막 재판에서 스캇 모리스 판사는 자신이 2020년 12월 내렸던 판결을 되풀이 했다. 그는 델타가 불만 있는 내부자를 몰아내려고 관련 내규를 ‘무기’로 이용했다고 질책하고 페팃에게 50만달러를 보상할 것과 자신의 판결내용을 복사해 델타의 전체 1만3,000여 조종사에게 배포하라고 명령했다.
메이요병원 의사들과 제3 전문의의 진단결과가 나온 후 2017년부터 다시 조종석으로 돌아온 페팃은 요즘도 델타항공의 시택공항 발 런던 행(또는 파리 행) 에어버스 A330 기종을 조종하고 있다.
한편 앨트만은 일리노이 규제당국의 조사를 받기 전에 스스로 의사면허를 포기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FAA 국장으로 벼락 출세했던 딕슨은 임기를 절반 남짓 채우고 지난 2월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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