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거와 앨버슨스 합병계획에 시애틀 주민들 우려
- 22-10-23
“우리 동네 수퍼마켓도 없어지나?”
미국 대형 그로서리 체인인 크로거와 앨버슨스가 최근 합병계획을 발표한 후 시애틀 소비자들 사이에선 또다시 수퍼마켓 없는 동네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로거는 QFC와 프레드 마이어를, 앨버슨스는 세이프웨이와 앨벗슨스 체인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시애틀지역 소비자들의 절반가량이 이들 4개 수퍼마켓 체인의 단골 손님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주엔 크로거와 앨버슨스 그로서리가 모두 350개에 육박한다. 전체 앨버슨스 체인점의 10%, 크로그의 4%가 몰려 있다. 메트로 시애틀지역의 업소들만 약 80개소를 헤아린다.
문제는 크로거와 앨버슨스가 통합할 경우 2015년 앨버슨스와 세이프웨이가 통합했을 때처럼 두 진영의 많은 기존 마켓들이 통폐합돼 수퍼마켓 없는 동네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약 200억달러 규모의 크로거-앨버슨스 합병이 연방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으려면 같은 지역에 겹쳐 소재한 양 진영의 마켓 중 400여 곳을 폐쇄해야 한다.
크로거와 앨버슨스 계열 수퍼마켓이 특히 많이 몰려있는 시애틀에선 두 라이벌 마켓의 거리가 1마일도 안 되는 동네가 10여개나 된다.
크로거와 앨버슨스는 폐쇄될 수퍼마켓을 제3의 체인기업이나 독립 마켓업주에 매각할 계획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공룡기업이 합병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한 지역에 감히 들어와 경쟁을 시도하려는 업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폭망한’ 하겐이 좋은 선례이다.
벨링햄에 본부를 둔 소규모 수퍼마켓 체인인 하겐은 2015년 엘벗슨스와 세이프웨이가 합병한 후 폐쇄한 업소(업계에선 ‘스핀코(SpinCo)’로 불림) 168개소 중 146개를 체인망 확장을 위해 과감하게 인수했다가 1년도 안 돼 파산신청을 냈고 목 좋은 29개 점포를 앨벗슨스에 되팔았다.
업계에선 전국규모 체인인 플로리다의 퍼블릭스나 지구촌 규모인 독일의 알디, 또는 지역 체인마켓인 이웃 아이다호의 ‘윈코’나 캘리포니아의 ‘랄리스’가 역시 영업망 확충을 위해 크로거-앨벗슨스의 ‘스핀코’ 수백개소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크로거와 앨버슨스는 온라인 판매방식으로 수퍼마켓 시장을 날로 장악해가고 있는 아마존과 월마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전통방식의 두 수퍼마켓 체인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대세가 된 온라인 비즈니스 방식을 결국은 크로거와 앨벗슨스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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