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은 이란 선수, 서울서 실종…SNS엔 "이란 귀국 중"

본인이 쓴 글인지 확인 안돼…여전히 가족과 연락두절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이란 선수가 실종됐다. 

외신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정보다 일찍 이란에 압송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란 내 스포츠 선수들의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이란 대사관 측에서는 팀원과 함께 귀국했을 뿐 실종설은 '가짜뉴스'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BBC와 이란 현지 매체 이란와이어 등에 따르면 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이란의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는 예정보다 이틀 일찍 이란으로 돌아갔다.

레카비는 지난 16일 결승전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대회에 참여했다. 이란의 여성 스포츠 선수들은 해외 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레카비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것은 이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한 연대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된다.

BBC페르시안은 레카비가 지난 17일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지 몇 시간 만에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그의 여권과 휴대폰은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와이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가 이란에 도착하면 곧바로 에빈 감옥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은 "레카비는 약 한 달 전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이란에 있기 때문에 따로 망명을 신청한 걸로 보이지도 않고, 대회가 끝난 뒤 귀국하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레카비가 이란으로 압송됐을 뿐만 아니라 레카비의 동생 다우드 레카비도 지난 17일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체포됐다고 이란와이어는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주한이란대사관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레카비는 18일 새벽 함께 출전한 팀원들과 함께 이란으로 돌아갔다"며 "레카비에 관한 모든 가짜 뉴스 및 허위 정보를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레카비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존경하는 모든 이란 동포 여러분께 인사드린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히잡 착용에 의도치 않게(unintentionally) 문제가 생겼다. 일정에 맞춰 팀과 함께 이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외신들은 해당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레카비가 직접 올렸다는 정황이 없기 때문에 이란 당국 측에서 '실종설'을 잠재우기 위해 올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BBC페르시안은 대회 이후 친구와 가족들이 아직 레카비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이란 여성 최초로 해외 대회에서 우승했던 복싱 선수 사다프 카뎀(27)은 우승 당시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카뎀은 대회가 끝난 후 이슬람 복장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도덕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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