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낸 카카오 '재해복구 역량'…"구글·넷플과 비교되네"
- 22-10-18
업계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해 '이원화 작업' 미비"
넷플릭스 '카오스 몽키' 등으로 서버 접속 장애 철저 대비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돼 전국민의 일상이 멈췄다.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해 서버의 재해복구(DR·DisasterRecovery)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SK C&C처럼 데이터 센터(IDC)를 운영하는 기업과 카카오처럼 데이터센터에 입주하는 업체는 자체 DR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여기서 'DR'은 메인 데이터 센터에 △화재 △지진 △테러 같은 비상상황이 생겨도 곧바로 서버가 끊기지 않도록 마련한 체계를 뜻한다. △비상상황시 '인력 풀' 구성 △전력 확보 방안 △보안 강화책 △이원화 시스템 △데이터 백업 절차 등으로 구성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이원화 작업'이다. 'A 데이터 센터'에 문제가 생겨 가동이 멈추더라도, 똑같은 시스템을 2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복제해두고 'B 데이터센터'를 통해 정상 서비스가 되도록 한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 역시 "카카오는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보기술(IT) 업계는 그 역량이 온전치 않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이원화 작업이 제대로 됐다면 장시간 먹통이 일어날 수 없다"며 "데이터 센터에 불이 나도 서버가 즉각 돌아가도록 하는 게 IT 서비스 업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 앱' 카톡 먹통에 일상 '올스톱'…업계 "구글·MS 서버 관리 사례" 주목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서버 재해관리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먼저 해외 IT 업체의 경우 카카오와 달리 데이터센터에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SK C&C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자체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데이터센터 연결 시스템인 '가용 영역'까지 보유해 최소 3개의 데이터 센터가 연결돼 실시간 백업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뒀다.
재해 상황을 대비한 모의 비상 훈련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구글은 1년에 2번 이상 재해 복구 계획을 테스트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매년 1번꼴로 훈련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서버 다운시 우회 경로로 서버를 정상 작동시키는 정도를 뜻하는 '회복 탄력성'이 중요하다"며 "구글도 간혹 서버들이 로그인 문제 등으로 서버가 정상적으로 작동안 할때가 있는데, 그간 DR 훈련이 잘 돼 있어 '서버 다운타임'이 상당히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모든 IT 서비스 인프라를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옮겨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AWS 서버를 주기적으로 마비시키는 '카오스 몽키'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체 클라우드 서버를 다운시키는 '카오스 콩'을 추진해 서버 접속 장애 문제도 대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15년 9월 AWS의 서버 장애시 시스템의 취약점을 조기에 파악해 재빠르게 대응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온도도 철저 관리…"위치도 사실상 비공개"
글로벌 기업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온도 관리도 철저하다. 많은 서버를 관리한 만큼 엄청난 열을 뿜는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21~27도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MS는 지난 2018년부터 스코틀랜드 바다 속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나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메타(옛 페이스북)도 2016년 찬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센터를 설치하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IT 기업이 데이터 센터의 위치를 공개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해외 테크 기업은 테러·전쟁의 위험을 막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진 않는 경향이 강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카카오가 건설중인 데이터센터의 구체적인 위치 역시 공개됐다. 앞서 회사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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