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문창국] 거리두기

문창국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장)

 

거리두기

 

우리는 가깝게 지냈어, 어제까지 수만 년 동안

만날 때마다 웃는 얼굴이었지 출국할 때 통과하는

전신 스캐너처럼 내 눈은 날카롭게 너를 자르지

마스크 너머 표정이 궁금해 겨드랑이까지 들추고

싶어 뒤통수에 자리 잡은 공포는 나를 조종해

네 허리에 폭발물이 매설되고 이마가 불탄다면

무기력하게 들것에 묶여 구급차에 실려 가는

상상은 두려워

숨쉬기 운동, 내 속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를 알지 못해

마스크를 쓰고, 잘못되고 있는 모든 것의 통로,

병을 만지는 자, 단죄하듯 손을 씻어

그리고 손을 뻗어, 내가 안심하려고 너를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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