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04분 연설로 '3연임' 결정 20차 당대회 개막
- 22-10-17
시진핑 "대만에 무력 사용 포기 않고 완전 통일 이룰 것"
시진핑, 당대회 개막 연설 종료…5년전보다 크게 짧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공산당 지도부가 "암울하고 복잡한 국제 정세"와 "거대한 위험과 도전" 속에서 지난 5년 간 중국을 이끌어왔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직면한 도전들에 초점을 맞춘 104분 연설을 통해 중대한 제20차 당대회 개막을 알렸다.
지난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은 이번 당대화가 끝날 때쯤에는 3연임을 보장받게 됨으로써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통치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한 차례 연임한 뒤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2연임, 10년)을 폐지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 주석은 전국 각 지역과 부문별로 선출된 당 대회 대표(대의원) 2296명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입장했다.
이날 당대회엔 원로 중에선 후진타오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를 비롯해 덩샤오핑 체제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중국 공산당의 최고 원로 송핑(105세)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는 불참했다.
시 주석은 100분이 넘은 개막 연설에서 당의 업적을 평가하면서, 이번 대회는 "전체 당과 모든 인민들이 현대화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21세기 목표를 향해 행진하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중요한 순간에 소집됐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관련해선 "정부는 인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고 수준으로 보호했으며 전염병 예방과 통제 그리고 사회·경제 발전에 중요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축하했다.
시 주석은 일각에서 반대파 제거를 위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반부패 캠페인과 관련해 "부패와의 싸움은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당, 국가, 군 내부의 심각한 잠재적 위험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또한 가장 민감한 안보와 주권 문제와 관련, "홍콩 정세는 혼란에서 통치로 큰 전환을 이뤘다"고 평가했고, 대만 문제와 관련해 "결코 무력 사용 포기를 약속하지 않고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유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어 "선택권은 대다수의 대만인들보다는 외부 세력에 의한 간섭과 대만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극소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국가 통일과 부흥의 역사적 수레바퀴가 굴러가고 있으며 완전한 통일이 이뤄져야 하고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주로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이날 연설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글로벌 거버넌스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깨끗하고 효율적인 석탄 사용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국제 외교에서 '냉전적 사고방식'에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모든 형태의 패권과 권력 정치를 단호히 반대하고, 냉전적 사고 방식을 반대하며, 다른 국가의 국내 정치에 대한 간섭을 반대하고, 이중 잣대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은 공동부유를 확실히 도모하고, 부의 분배 체계를 개선하며, 주택 임대 및 구매에 기초한 주택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저소득층의 임금을 늘리며, 중산층을 확대하며, 소득 분배 질서를 규제하며, 부의 축적 메커니즘(방식)을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민간 경제를 변함없이 지지하고, 시장이 자원 배분에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은 질 높은 경제성장을 지향할 것이며, 향후 5년은 현대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의 연설 시간은 104분으로, 약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던 2017년 제19차 당 대회 때보다 짧았다.
이날 당대회에는 지난해 '성폭력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던 장가오리 전 부총리가 참석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해 11월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1500자 분량의 글에서 수년간 그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펑솨이는 폭로 이후 한동안 공개석상에 자취를 감췄다가 자신의 주장이 '큰 오해'였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당대회는 당과 정부 최고지도부 인사절차의 시작으로 내년 3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마무리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당대회를 준비하면서 이날 새벽부터 베이징 주변에 경찰 병력을 대거 배치했다. 여러 대의 버스는 취재진과 다른 참석자들을 톈안먼광장 인민대회당으로 이동시켰다. 붉은 깃발로 둘러싸인 광장에는 경비 인력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3일 베이징시 고가도로에 이례적으로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최대 정치 행사를 앞둔 베이징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 전역에서 지난 6월부터 범죄 용의자 140만 명을 체포, 구금하고 택배를 검열하는 등 베이징을 요새화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는 수십 명의 보안요원이 베이징 도심 장안대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했다.
이번 당 대회 의제는 △19기 중앙위원회 보고 청취 및 심사 △19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업무보고서 심의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 개정안 심의 △20기 중앙위원회 위원 선출 등이 될 전망이다.
이번 당 대회 최종일에는 무기명 투표를 통해 차기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 200여명과 후보위원 170여명을 선출한다. 이후 23일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개최해 총서기를 비롯한 상무위원 7명을 비롯한 중앙정치국 위원 25명을 뽑는다.
리커창 총리의 후임 인사 등 최고 지도부의 역할과 당내 서열은 1중전회 개막 뒤에 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의 3연임을 할 것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시 주석은 그동안 부정부패 척결 등을 이유로 정적을 제거하는 한편 당 규정까지 바꾸면서 3연임의 장애물을 없애버렸다.
또한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마오쩌둥이 사용했던 영수(領袖·지도자) 칭호와 공산당의 당헌이라고 할 수 있는 당장 개정을 통해 시진핑 사상이 명문화 될 수 있다.
아울러 리커창 총리의 후임 및 거취 문제다 관심사다. 시 주석은 연임 임기 제한 조항을 폐지해 권력 집중화를 꾀했지만 총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리 총리는 중국법에 따라 10년 임기를 채우고 내년 3월 은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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