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건강정보] 불임·쿠싱병·시력저하…'뇌하수체 질환' 5년간 53% 증가
- 22-10-14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하수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3만3503명이다. 2016년(2만1846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53.4%가 증가한 셈. 뇌하수체 종양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와 알아보도록 한다.
◇ 호르몬 분비·조절하는 '뇌하수체'…기능성·비기능성 종양, 무슨 차이?
뇌하수체(腦下垂體·골밑샘·hypophysis)는 신체에 필요한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중추다. 시상하부 아래로 가느다랗게 연결된 콩알만 한 샘 모양을 한 이 기관은 내분비기관 유즙분비호르몬(프로락틴), 성장호르몬 등 호르몬 분비를 통해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나 갑상선자극호르몬, 성선자극호르몬 등을 분비해 다른 내분비기관의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
뇌하수체는 전엽(샘뇌하수체), 중간엽, 후엽(신경뇌하수체)으로 이뤄진다. 전엽에서는 유즙분비 호르몬, 성장호르몬, 부신 피질 자극 호르몬, 생식선 자극 호르몬, 갑상선 자극 호르몬 등 5개 호르몬이 분비되고, 후엽에서는 항이뇨 호르몬과 옥시토신 등 2개 호르몬이 나온다.
뇌하수체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이 양성 종양인데,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원발성 뇌종양의 약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의 특성상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는 '기능성 종양'과 그렇지 않은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 女 생리불순·불임…거인증·말단비대증·쿠싱병까지 증상 다양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특정 호르몬이 분비되며 매우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발견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 선종)으로 프로락틴이 과다 분비될 시 여성에서 생리불순이나 유즙분비가 나타나게 되며 성욕상실, 불임 및 골다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성장호르몬 과다 분비는 외형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발생하면 거인증이, 성인에서 발생하면 말단비대증(얼굴과 손발이 커지는 질환)이 특징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쿠싱병은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어오르거나 체중이 증가하는데 오히려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없는 '비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질환을 의심할만한 특정 증상이 없어 종양이 상당히 커진 후에 발견되는 편이다. 종양이 커지면서 뇌하수체 주변 시신경이나 뇌조직 등이 물리적으로 압박되며 시력저하나 시야결손, 눈 근육마비, 두통, 뇌하수체 기능 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MRI 통해 진단, 표준 치료법은 '수술'…종합 치료가 중요
뇌하수체 종양은 혈액검사 등을 통한 호르몬 평가와 뇌 MRI 등 영상검사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영상 검사 중에서는 뇌하수체 종양의 위치와 형태를 보기에는 MRI가 가장 유용하고, 시야결손 여부는 시야 검사로 확인하게 된다.
호르몬 과다분비 또는 뇌하수체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뇌하수체 호르몬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꼭 필요하다.
뇌하수체 종양은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다면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다. 뇌하수체 종양 중 가장 흔한 프로락틴 분비 종양은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약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가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뇌하수체 종양은 일차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다.
뇌하수체는 머리 한가운데 위치해 머리뼈를 열어주는 '개두술'을 하더라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대부분 코를 통하는 '경접형골 수술'을 시행한다. 이에 따라 뇌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함과 동시에 정상 뇌하수체 호르몬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내시경을 사용하면서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외과적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일차로 받은 치료가 불완전할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나 방사선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 일부는 추가적인 약물치료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 분비 외에도 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환자의 수명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개인의 상황에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를 정확히 치료하기 위해 내분비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다학제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종합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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