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행성에 대응하는 전략 구체화에 도움 될 듯"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11일(현지시간)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행성 다이모르포스의 궤도를 우회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지난달 26일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임팩터(충돌선)가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의 궤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번 실험 성공으로 다가오는 소행성 또는 혜성으로부터 행성을 보호할 수 있는 전략을 더 구체화할 방침이다.

다이모르 포스는 지름이 약 160m로, 소행성인 디디모스를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는 다이모르포스의 궤도 주기는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4%(32분) 정도 변경됐다고 나사는 부연했다. 애초 나사는 공전주기를 약 10분 단축하리라 예상했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넬슨 국장은 "미래 어느 시점에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고, 실제로 피해를 줄 만큼 큰 소행성을 발견했을 것을 가정한다면 오늘 이렇게 성공적으로 실험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AFP는 DART의 성공으로 공상 과학 영화인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 '돈 룩업'과 같은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자판기 크기의 DART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지난달 26일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다이모르포스에 시속 약 2만3500km로 충돌했다.

나사는 4개의 광학 망원경을 이용해 궤도주기를 측정했으며, 2개의 미국 레이더 망원경으로 충돌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실험은 또한 해당 소행성이 단단한 바위보다 경도가 약하고, 상호 중력에 의해 뭉친 '쓰레기 더미'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나사는 이번 실험을 통해 소행성이 향후 100년 동안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서 6600만년 전 6마일(약 9.6km) 너비의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해 세계를 장기간 겨울로 몰아넣었으며, 이로 인해 공룡 모든 종의 75%가 멸종했다.

지구로부터 약 4500만km 이내로 접근하는 소행성을 '지구근접천체'(Near-Earth object·NEO)로 규정하고 있다.

나사에 따르면 현재 알려진 NEO는 약 2만개 이상이며, 특히 지름이 140m보다 큰 동시에 지구 궤도와 최단 거리가 약 750만km 이내에 있는 소행성을 '잠재적 위험소행성'(PHA)로 분류한다.

나사의 DART 이외에도 소행성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가 제기됐다.

예를 들어 중력 트랙터를 활용해 소행성을 강한 중력으로 잡아당겨 궤도를 변경하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전 20년 전부터 작업을 개시해야 한다.

또한가지 방법은 소행성을 폭탄으로 폭파하거나, 우주선을 소행성에 착륙시켜 밀어내는 방법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폭파는 소행성 파편이 지구로 향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