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왕따' 김정은-푸틴 더 끈끈해졌다…"잠재적 에너지 파트너"
- 22-10-11
소련 지원으로 형성된 북한, 냉전시절 준동맹 관계 부활 전망
'공동의 적' 미국 놓고 뭉쳐…무역 재개 앞둬
서방으로부터 '국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서로에게 더 끈끈히 밀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7일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서 김 총비서는 '공동의 적'인 미국을 언급하며 "오늘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시고 국가의 존엄과 근본 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탁월한 영도력과 강인한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점점 더 고립될수록 북한 내에서도 러시아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의 북러 관계는 소련 시절만큼 긴밀하지는 않지만, 이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확실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소련 지원으로 탄생한 북한
북한은 냉전 초기 소련의 지원을 받았다. 중국과 소련의 광범위한 지원으로 한국전쟁(1950~1953)을 벌였다. 이후 수십년 간 북한은 소련의 원조에 크게 의존했으며 1990년대 소련이 붕괴한 이후 도움의 손길이 줄어든 북한은 심각한 대기근을 겪었다.
김정은 총비서의 집권 초기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냉랭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북한의 마지막 핵실험 이후 김정은 총비서는 이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2019년 그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처음 정상회담을 했다.
로이터는 그 이후부터 러시아가 미국 주도 대북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엔 안보리를 공개적으로 분열시키는 등 중국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북한, 러시아 우크라 침공 공개 지지
북한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을 독립 지역으로 인정하는 얼마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에 대한 병합을 선언했을 때도 북한은 지지를 표명했다.
아르티옴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교수는 최근 북한전문매체 38노스 기고글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은 어쩌면 냉전시대에 존재했던 준동맹 관계를 부활시킬 수도 있다"고 적었다.
그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 '전략적이고 전술적인 협력'이라는 새로운 문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러시아가 전쟁으로 고갈된 무기고를 보충하기 위해 수백만 발의 탄약과 다른 무기를 구입하려고 북한에 접근했다는 의혹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러시아와 북한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북한의 잠재적인 원유 공급 파트너
북한은 대부분의 무역을 중국을 통해 하지만, 러시아는 특히 원유 공급에서 잠재적으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 의혹을 부인했지만, 러시아 유조선이 북한의 원유 수입을 도운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났으며 유엔 제재 감시단은 러시아 내에 북한 인력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북한이 엄격한 국경 봉쇄에 나선 뒤 두 나라 사이의 무역과 인적 왕래는 완전히 중단됐고, 한때 러시아 외교관들은 짐을 싸서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감염이 어느 정도 잦아든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무역 재개를 앞두고 있다. 루킨 교수는 열차 교역이 곧 허용될 수 있다는 현지 보도를 인용, "적어도 북한 측의 국경 제한 중 일부가 곧 해제되기 시작할 것이란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관리들은 2만5000명의 북한 노동자를 자국에 수용하기 위한 정치적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취업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으로 금지된 부분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역의 러시아 관리들과 지도자들이 전쟁으로 파괴된 지역의 재건을 위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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