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보복공습에 "최소 14명 사망·97명 부상"…美·서방 "강력 규탄"

러시아군,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 도시 11곳에 전방위적 미사일 공습
삼성전자 현지법인 사무소 빌딩도 파손…G7, 11일 젤렌스키와 화상회담

 

러시아가 '크름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으로 10일(현지시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감행한 미사일 공격으로 1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전국적으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부상을 당했다.

여전히 구조 활동이 진행되고 있음에 따라 사상자 규모 등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서부 르비우와 중부 드니프로, 동남부 자포리자, 북부 수미, 동북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크렐리츠키, 비니츠시아, 프랑키비츠, 지토미르, 키로보흐라드 등 우크라이나 전역 11곳을 미사일로 공습했다.

미사일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됐으며, 이날 공습에는 수십 발의 미사일은 물론 이란산 무인 공격기도 동원됐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이날 오전 러시아에서 모두 75기의 미사일이 날아왔고 그중에 41개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은 70여일만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mayor)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징 앱에서 "수도 중심부의 셰브첸스키지구에서 여러 번의 폭발이 있었다"며 "키이우에서만 5명이 사망했고, 5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키이우 시내에서 3차례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폭발음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15분 들렸는데, 한 시간 전에 키이우 일대에 공습 경보도 울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AFP통신 기자는 폭발 현장으로 여러 대의 구급차가 이동했다고 전했다.

키이우에 미사일 폭격이 가해진 건 7월28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러시아는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을 폭격했다.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삼성전자의 현지 사무실이 있는 건물도 일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 고층 건물 저층부의 유리창 등이 뜯겨나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한 뒤 "사진은 현대식 고층 건물이 (월요일) 오전 공습 중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을 보여준다"며 "삼성의 우크라이나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은 키이우의 기차역 옆에 위치해 있다"고 전했다.

NYT는 뒤이어 "키이우 도심에서 오늘 아침 인근(에 대한) 공습으로 파손된 고층 건물의 산산조각난 유리창 안으로 커튼들이 펄럭이고 있다"면서 "현장에 있던 지원요원들은 부모와 아이들이 학교 지하실로 대피했으며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지 법인이 입주한 빌딩에서 150m가량 떨어진 곳이 피격됐으며 그 충격으로 건물 일부의 유리창 등이 파손됐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삼성전자 현지법인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재원과 가족은 이미 폴란드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는 이날 '푸틴의 자존심' 크름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으로 키이우 중심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미국 등 서방 주요 동맹국들은 강력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미사일 공격을 강력 규탄한다며 "이 공격으로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쳤으며, 군사적 목적이 없는 목표물들이 파괴됐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미사일 공격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상대로 시작한 불법 전쟁의 잔혹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며 "이들 공격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더 강화할 뿐"이라며 "러시아가 명분 없는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에 대한 미사일 공습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는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으로, 최고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며 "EU로부터 추가적 군사적 지원이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요 7개국(G7)은 오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긴급 화상회담을 개최하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독일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수일내에 우크라이나에 전방위 방공시스템인 IRIS-T SLM을 공급할 것이라고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이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트위터를 통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대화를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잔혹하고 무차별적 공격을 규탄했다"면서 "나토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크라이나인들의 반격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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