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저수지에서 '미니 SLBM 수중발사' 시험한 듯…실전 능력은 미지수

이례적인 '저수지 발사'…발사 전 사전 탐지 피하려는 목적

SLBM 발사 다각화 가능성…'화성-12형' 추정 IRBM도 '신형'으로 발표

 

북한이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수중발사'하는 신기술을 과시했다. 잠수함이 아닌 곳에서도 우리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려는 목적이지만, 실전 배치 능력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이 9월25일부터 10월9일까지 기간에 진행됐다"며 이 기간 7차례에 걸쳐 진행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25일 발사한 첫 탄도미사일에 대해선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훈련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탄도미사일이 솟구치고 있었는데, 이 미사일의 외형은 북한이 지난해와 처음 시험발사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도 비슷하다. 다만 북한은 SLBM이란 표현을 보도에 사용하지 않았다.

25일 발사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SRBM을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추정했다. 태천은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소로 잘 쓰이지 않았던 곳이기에, 미 연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이 지난 2019년 북한의 지하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태천을 지목한 일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SLBM 추정 탄도미사일을 TEL이 아닌 저수지에서 발사하며 우리 군의 분석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이나 해상 바지선 등이 아닌 내륙의 저수지에서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수중발사용 개량형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잠수함 건조가 제한되는 환경 속에서 궁여지책으로 미사일 발사대의 생존성 확보 목적일 가능성과, 미사일 개발 시설과 인접한 지역에 시험발사 시설 구축 목적일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유사시 도발 원점을 파악해 선제타격하는 우리군의 '킬체인'을 의식해 발사 징후 탐지가 어려운 '저수지 수중발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방식은 다른 나라에선 쓰지 않는 이례적인 사례다. 북한은 작년 9월엔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나라의 전쟁억제력과 핵반격능력을 검증 판정하며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이 9월25일부터 10월9일까지 기간에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바지선에 발사관을 놓고 콜드런치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이는데 인공위성 등에 발사 징후를 보이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며 "다만 비교적 깊은 수심에서 발사하는 SLBM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25일 훈련 목적을 설명하며 "수중발사장들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숙련시키고 신속반응태세를 검열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실전훈련을 통해 계획된 저수지 수중발사장 건설방향이 확증됐다"며 이미 복수의 수중발사장이 있으며, 앞으로 이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 자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2010년대 중반부터 SLBM 개발에 본격 나서 2016년엔 '북극성-1형', 2019년엔 '북극성-3형'을 각각 잠수함과 수중 바지선을 이용해 시범할사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선보인 '북극성-4·5형'은 아직 시험발사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신형 SLBM 탑재용으로 추정되는 3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2019년 무렵부터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건조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실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잠수함이 완성되기 전에는 바지선을 이용한 SLBM 시험발사가 가능하며, 북한은 앞으로 신형을 포함한 다양한 사거리의 SLBM을 수중발사장에서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의 수중발사 능력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해당 기술을 이제 선보인 만큼 숙련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는 시각적인 정보 외에도 각종 통신·신호 정보로 파악할 수 있고, 발사 후에도 레이더를 통해 포착 가능하다.

북한의 이날 보도로는 지난 4일 발사한 IRBM도 '화성-12형'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일본 열도를 가로질러 4500㎞계선 태평양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타격하도록 했다"라고 밝혔으나 미사일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장영근 교수는 "북한이 지난 8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액체 로켓 엔진을 시험한 정황이 있는데, 그 시험과 연계된 개량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며 "화성-12형을 완전히 신형으로 바꿨다기보다는 일부 개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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