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180년 후에는
- 22-10-10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180년 후에는
미국 국민들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미국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미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웠던 부분 3가지를 공통적으로 수긍하며 공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 원주민들에 대한 백인들의 학대요, 둘째는 흑인 노예제도요, 셋째는 남북전쟁 입니다. 그 중에서 흑인 노예제도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들은 백인이 노예시장에서 흑인을 사다가 노예로 혹사시키는 것만 알고 그 이면에 노예로 팔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적인 비애는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 당시 미국 서부지역의 어느 노예시장에서는 남자 32명은 족쇄로 묶고, 여자 19명은 동아줄로 묶여 있는데, 그 중 한 남자가 노스 캐롤라이나로 팔려가면서 헤어지기 전에 아내와 자식들을 한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다른 여자를 얻으면 된다면서 매정하게 거절하자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을 가족들과 헤어져 혼자 팔려가기도 했는데 그 남자와 아내 그리고 자식들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리고 출산을 잘하는 어느 여인은 1,000불에 팔려가 22세에는 7명의 자녀를 둔 엄마가 되어 있었고 또 다른 여성은 19세때 벌써 아이가 4명인데 앞으로 그녀는 백인 주인에 의해 또 낳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노예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하면 노예를 사는 사람이 대나무를 뾰족하게 깎아 들고 다니면서 흑인들의 맨살을 쿡쿡 찔러봐서 반응이 예민하면 나약하다고 값을 내리고, 반응이 둔한 이는 노동력이 강할 거라고 믿고 비싼 값을 치루게 되면서 가격이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이처럼 잔인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 당시의 사회 풍조, 전통, 관습 만을 따르면서 자신들의 행위를 비판의 눈으로 보질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신학자들도 ‘저 흑인들에게도 영혼이 있는가’를 논하고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흑인들을 인육시장의 매물로 취급하면서도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약 180년 전의 역사를 뒤돌아보면서 과거를 비판하고 있습니다마는 앞으로 180년 후에는 우리의 후대들이 오늘의 우리를 어떻게 보고 비판할까요. 어쩌면 백인이 흑인에게 했던 것보다 더 부끄러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지금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의식주에는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입을 옷이나 잠잘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집에서 사느냐하는 사치스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즐기려는, 소유와 향락의 극대화를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부를 이렇게 낭비하며 사는 동안 이 지구촌에는 하루에 2만6,000명의 아이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하루에 겨우 1,2불로 온 식구가 간신히 연명해가는 인구가 1억5,000만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쓰고도 남을 만큼 주셨다면 그만큼 더 많이 베풀고 사는 것이 당연한 순리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느 한 쪽을 풍요롭게 하셔서 그들도 하여금 하나님 대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가도록 하십니다.(고후 8:14)
만일 오늘의 우리가 기아선상에 있는 지구촌의 빈곤 타개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180년 후에 우리의 후배들은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운 경제 건설을 결코 자랑스러워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수치스러운 부분으로 돌려놓을 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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