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자부심' 크름대교 폭발…핵무기 위협 시계 더 빨라지나

CNN "푸틴의 잘못된 결정 내리는 재능 도울 수도"

푸틴, 어떤식으로든 대응 불가피 

 

러시아 점령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가 8일(현지시간) 폭발로 붕괴했다. 러시아의 주요 보급로는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는 게 서방 언론의 분석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러시아 일각에서는 즉각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핵공격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크름대교 폭발은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철도로 운송되던 유조차에 불이 붙어 폭발했고,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이 폭발로 총 3명이 숨졌고, 크름대교를 통한 철도와 도로 운행은 모두 중단됐다.

현재까지 크름대표 폭발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크름대교를 파괴하겠다고 여러차례 경고한 바 있다. 

크름대교는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보급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는 크름대교를 파괴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며 "아시다시피 우리에게는 여전히 책임감 있는 군대가 있고, 이 모든 위협은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림대교를 건너는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되며 크름반도에 물자를 공급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자포리자주 멜리포톨로 향하는 철도나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등 항구를 끼고 있는 육로가 대체 경로로 거론된다. 다만 안전성이나 수송 용량 등을 고려했을 때 크름대교를 이용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다리를 통한 통행에 지장이 생기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능력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번 폭발사고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재능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러시아 강경파는 크름대교에서 발생한 폭발과 관련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NYT에 따르면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르(Rybar)는 “우리는 이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복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할 때 건설됐다. 길이 18㎞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로, 준공에 70억 달러(약 9조9750억원)이 투입됐다.

크름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물리적으로 이을 뿐만 아니라 ‘푸틴의 자부심’이라고도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5월 크름대교 개통식에서 카마즈 트럭을 직접 몰고 다리를 건너는 이벤트를 하는 등 크름대교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자국 내 입지 강화를 위해 강한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NYT는 "일부 평론가들이 지적했듯이 크름대교를 손상시키는 것은 그 통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크름대교 폭발과 관련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고강도 보복 행위를 볼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1·2의 전체 4개 수송관 중 3개에서 대형 가스 누출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된데 이어 이번에는 크름대교 폭발 사고 배후로 우크라이나 지목되면서 상호간 핵심 인프라 파괴가 상습적 수단으로 변화, 안보 위협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했다.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부연구원 추이헝은 "러시아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크림대표 폭발이 의도적인 공격으로 밝혀질 경우 러시아는 고강도 보복을 해야만 레드라인을 고수할 것이라고 외부 세계가 믿을 것"이라고 했다. 

왕샤오취안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는 앞으로 러시아와 민간 기반시설이 습격받을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측의 전쟁 상처는 더욱 아물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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