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랙리스트 화웨이, 美제재 피하려 스타트업 이용해-블룸버그

화웨이, 반도체 제조 장비 주문 중인 스타트업 지원

미 상무부 "화웨이와 해당 스타트업 관계 인지 및 주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해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자, 스타트업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가 반도체 제조 공장에 들어갈 제조 장비를 해외 업체에 주문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스타트업은 펑신웨이(PXWIC 제조 회사로, 화웨이의 전 임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PXW는 화웨이 본사 근처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화웨이가 PXW의 생산량 전부는 아니라도 대부분의 제품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XW는 성명을 통해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PXW에 정통한 관계자는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기술을 내년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화웨이는 미국의 이른바 '화웨이식 제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관련 부품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화웨이가 PXW라는 우회로를 통해 반도체를 조달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대폭 높였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따라 미국 밖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이용해 생산했다면 중국 수출을 원천 봉쇄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부터 통신용 모뎀칩, D램과 낸드 같은 메모리에 이르기까지 화웨이의 모든 주요 제품에는 반도체 부품이 들어간다. 화웨이는 미국산 반도체 설계 지원 도구(EDA)나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제조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 애플, 삼성과도 겨루던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PXW가 화웨이의 입지 회복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되겠지만, 한때 화웨이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했던 대만 TSMC에 대적할 만한 사업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PXW는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자산, 지적 재산 또는 인력을 사용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 상무부 산업보안국(BIS)은 "화웨이와 해당 스타트업의 관계 의혹을 인지하고 있다"며 "화웨이와 같은 제재 대상 기업이 수출 통제를 회피하려 하는지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