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200만배럴 감산…"금리인상 대응 vs 근시안적 결정

전통적 산유국 모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5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더 많은 원유 감산을 결정하며 유가를 끌어 올릴 태세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감산결정을 근시안적이라고 비난했지만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들의 금리인상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고 반박했다. 

◇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이날 사우디는 OPEC+ 석유장관회의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일평균 200만배럴의 원유생산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산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로 글로벌 공급의 2%에 해당한다. 

사우디는 이번 감산결정에 대해 서방의 잇단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제 약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PEC+ 회원국인 러시아와 동조해 유가를 끌어 올린다는 지적에 대해 서방이 "오만한 부자"처럼 군다고 힐난했다. 

미국 백악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전략적 비축유를 추가 방출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이번 OPEC+의 근시안적 감산 결정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세계 경제가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부정적 영향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 '물가' 압박

중간 선거를 한 달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 받아 선거 패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 미국이 유가 하락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러시아의 원유 매출에 대한 압박이라고 미 정부 관리들은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사우디를 직접 방문하며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강력한 에너지 공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양국 관계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이번 감산으로 유가는 일단 상승세를 탔다. 국제유가 벤치마크 북해 브렌트유는 대규모 감산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3거래일 동안 7% 가까이 뛰어 배럴당 93달러로 올라섰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글로벌 침체 우려 속에서 지난 3개월 사이 유가는 120달러에서 90달러 밑으로 내려 갔었다. 

사우디의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감산에 대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었다고 반박했다. 압둘라지즈 장관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뒤늦게(belatedly)"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글로벌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OPEC+가 선제적 감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 감산은 100~110만배럴"

OPEC+가 200만배럴씩 감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산유국들의 8월 생산은 이미 목표보다 360만배럴 미달했기 때문에 실질 감산규모는 200만배럴보다 적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방이 러시아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이란과 같은 다른 산유국들도 제재하는 데다 나이지리아, 앙골라와 같은 회원국들은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압둘라지즈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실질 감산이 일평균 100~110만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방 은행들의 실질적 감산 규모는 사우디 예상보다도 적다. 실제 감산규모에 대해 제프리즈는 90만배럴, 골드만삭스는 40~60만배럴 수준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이라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에서 주로 감산할 것이라고 골드만은 전망했다. 

한편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 겸 부총리는 OPEC과의 협력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OPEC+는 한동안 매월 진행했던 석유장관회의를 이제 6개월에 한 번으로 변경하며 다음 회의 날짜를 12월 4일로 결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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