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RBM '최대 사거리' 시험한 듯… 7차 핵실험까지 가나

4500여㎞ 비행… 2017년 '괌 포위사격' 운운 땐 3500

전문가 "한미연합훈련 반발 넘어 '핵능력 고도화' 초점"

 

지난 5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국면 속에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의 무력도발 수위가 최근 급격히 오르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주 단거리(SRBM) 및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이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는 물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IRBM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4500여㎞, 정점고도는 970여㎞, 그리고 최고속도는 마하17(초속 약 5.78㎞) 수준으로 탐지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그 외 세부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지점으로 지목된 무평리는 올 1월 IRBM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했던 곳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도 '화성-12형'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화성-12형' 발사는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고각 발사 방식으로 이뤄져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고도는 약 2000㎞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엔 '화성-12형'을 정상 각도(30~45도)로 최대 사거리에 가깝게 발사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이날 쏜 IRBM의 비행거리 4500여㎞는 유사시 미 공군 전략폭격기들이 출격하는 태평양 괌으로부터 북한까지 거리 약 3500㎞보다 훨씬 길다.

북한이 앞서 2017년 9월15일 '화성-12형'을 정상 각도로 쐈을 땐 비행거리 3700㎞에 정점고도 770㎞로 탐지됐다. 이때 북한은 '괌 포위작전'을 얘기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 검증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정상궤도로 비행하는 과정에서 재진입체를 고려해 고각발사 대비 오랜 시간 고온·고압 환경에 노출시켜 재돌입체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도 동시에 고려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류 위원은 "만약 재진입체가 정상적으로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면 이는 북한이 IRBM뿐만 아니라 ICBM성공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할 수 있다"며 "나아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을 받는 동맹에 대해 약속한 '확장억제'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이날 IRBM 발사에 따른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 측과의 공조회의를 통해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북한은 이날 IRBM 발사에 앞서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7발의 SRBM을 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연쇄 도발이 결국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핵실험에 앞서 미사일 발사 빈도를 늘리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인 적이 많다.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국방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은 한미동맹 차원과 우리 군의 대북 억제력 강화 움직임을 빌미로 미사일 시험발사 등 계획된 수순에 따라 도발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4월 말 이후 코로나19 발생 때문에 제한했던 미사일 도발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며 "다시금 '핵질주'를 시작했다"며 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지난주 4차례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미 항모전단을 동원한 한미·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 주된 동기였다면 이번 발사는 이를 넘어 '핵능력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후 ICBM·SLBM 발사와 7차 핵실험으로 연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이번 IRBM 발사는 큰 틀에서 핵무력 강화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면서 한미일 해상훈련(9월30)에 '강 대 강' 맞대응 무력시위를 하고. ICBM·SLBM 및 핵실험의 길을 닦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해석했다.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16일 개막)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부터 내달 8일 미국의 중간선거 사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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