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불행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 22-10-03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불행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찬송가중에서 가장 많이 수록돼 있고 가장 많은 은혜로운 찬송시로 유명한 크로스비 여사는 1820년 3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지 6주가 되었을 때, 의료 기술의 한계로 인해 영원히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1834년, 뉴욕에 새로 생긴 맹인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1849년 콜레라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 그녀는 생명의 덧없음을 깨닫게 되며 죽음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던 그녀는 1850년 11월 20일에 브로드웨이 예배당 부흥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설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으나, 찬송가를 부를 때 성령의 불세례를 받게 되었고, 지난 날 자신의 모든 잘못을 회개하며 깨어지고 돌이키게 됩니다. 그가 은혜 받고 깨진 찬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웬 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 이 벌레 같은 날 위해 큰 해 받으셨네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
이후로부터 그녀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찬송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녀는 “나의 기도는 곧 나의 찬송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평생 약 9,000여개의 찬송가를 작사하였습니다.
한 번은 어떤 사람이 “당신은 당연히 시각장애인이 아니었기를 바랐겠지요?”라고 묻자, 그녀는 “글쎄요, 내가 시각장애인이라서 좋은 점은, 내가 맨 처음 볼 얼굴이 예수님의 얼굴이라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맹인이 되어 평생을 살아가려면 감사보다는 불평이 더 많고 소망보다는 절망이 더 짙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크로스비 여사는 오히려 더 많은 감사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값지고 행복하게 살아간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과연 그녀로 하여금 그 같이 성공적으로 살아가게 만든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습니다.
어느 덧 하늘이 한층 더 높고 푸르게 보이는 가을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가족들과 이웃들 그리고 우리들을 바라보며 따라오는 후손들에게 “나는 내가 가진 핸디캡을 극복하고 그 누구보다 보람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노라!”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들 중에 그 누구도 스스로 그렇게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눈에도 보이지 않는 전능자의 손이 도와주어야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였던 모세는 비록 양자의 신분이기는 하였지만 바로왕의 궁정에서 무려 40년 동안 왕자로서 모든 문무를 익히며 손색없는 지도자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바로의 억압에서 신음하는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켜보려고 당당하게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는 속절없는 살인자가 되어버렸고 멀리멀리 도망가야만 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광야에서 40년이란 긴 세월을 묻혀 살아가다 다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무려 80이라는 나이에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가을을 풍요롭게 하는 숱한 열매들은 자기 스스로로 멋진 열매가 된 것이 아닙니다. 농부들의 피땀과 조물주가 보내주신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인생도 우리 스스로 행복을 만들고 생명을 부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다 하나님의 손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불행을 넘어 행복을 원한다면 행복을 주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도록 가을 열매를 만들어내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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