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병일] 아우성

이병일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아우성


간 밤, 하늘은 왜 그리 울었을까,

그렇게 흘린 눈물이 강을 이루고

울부짖던 아우성은 가슴에 담았다.

 

불러도 불러도 오직 침묵이 대답일 뿐,

새벽녘 고요 속의 기도가 되어

천 년의 숨은 의미를 더 했을뿐이다.

 

하늘 어디 쯤 해가 떠 있을까,

차라리 숨어서 더 고울 멋 적은 미소

방금 울음 멈춘 아이의 얼굴로

다시 움직이는 초침소리에 귀 기울이면,

 

가슴을 울리던 간밤의 아우성은

상록수 잎새에 매달린 아침이슬이 되고,

처음 같은 익숙함에 길들여진

평안의 새 노래가 된다.

 

하늘 어디에서 숨 고르고 있을

오늘의 해를 기다리며,

침전된 묵은 침묵을 걷어 내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울리려 한다.

 

<해 설>

좋은 시의 유형중 하나는 역설적 시상의 표현미에 있다. 합리적인 사유의 틀을 벗어난 반전의 시상을 표출한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하늘의 아우성에서 그의 기도의 답은 침묵이라 한다. 주목되는 점은 그는 아우성의 하늘을 반전시켜 아침 이슬과 새 노래, 그리고 아침 해 같은 희망의 하늘로 그린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하나님은 침묵중에 섭리하심을 역설적 구조로 축조하여 참신한 시 에술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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