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환율·물가에 빨간불 켜진 기업들…"앞으로가 더 무섭다"
- 22-10-02
고환율에 원가 부담…고물가까지 겹치며 무역수지↓
반도체까지 부진…"외환위기 전에도 막대한 경상적자"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환율과 물가가 치솟으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부담은 높아지는데 소비는 위축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주력인 반도체·철강·화학 등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무역수지도 급격히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전체 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p) 하락한 78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76) 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100을 밑돌면 그만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환율이 지목된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30.2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평균 환율(1144.6원)보다 285.6원(25.0%)이나 상승한 것이다. 28일에는 장중 1442.2원까지 올라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제조기업은 환율이 오른 만큼 원자재를 더 비싼 가격에 수입해야 하는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철광석·석탄을 해외에서 달러로 사오는 철강업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수입하는 화학업체, 리튬 등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높은 배터리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제조업 BSI는 74로 코로나19 영향이 한창이었던 2020년 9월(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제 원유를 포함한 수입 원자재 부담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졌다. 해외에서 원자재를 조달해 국내에서 재가공한 후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특성상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가 제조원가 급등으로 이어져 무역수지를 끌어내린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수출액은 567억달러, 수입액은 661억달러로 9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입통계 집계를 시작한 195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지만 수입액이 28.2%나 급증한 탓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고물가도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장 가동에 필수인 원유·석탄·가스 등 에너지 관련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에너지 수입액은 18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1.8% 증가했다. 8월 전체 수입액의 28%가 에너지 수입에 들어간 것이다. 8월 에너지 수입 증가액(89억달러)은 전체 무역적자액(95억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내수 관점에서도 고물가는 기업의 불안 요소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물가 상승세로 소비가 위축되면 침체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전년 동기보다 5.7% 상승했다. 올해 초 3%대였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4월 4%대, 5월 5%대, 6·7월 6%대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반등 가능성과 수요 측 물가 압력 지속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믿을 구석'이었던 반도체 업황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수출액은 10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건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4.2% 감소했다. 2008년 12월(17.5%) 이후 13년 8개월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한 반도체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수출을 견인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었지만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2021.8.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반도체 업황은 4분기에 더욱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3~18% 하락하고,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산업이 3분기보다 부진하면서 연말로 갈수록 무역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역적자 확대는 원화 가치 약세로 이어져 이미 고공행진 중인 환율을 더욱 밀어올릴 수 있다. 높은 환율로 원가가 상승해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고, 이는 또다시 환율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한국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던 걸 기억해야 한다"며 "지금은 당시보다 펀더멘털이 훨씬 강해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수출시 원화 결제보다 달러 결제 비중을 늘려 환차손을 상쇄하고 달러 차입금 비중을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환당국이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환율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 사정에 따라 경기 침체가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기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 한국 GS그룹 사장단 시애틀서 집결… MS·아마존 찾아 공부했다
- 올해도 시애틀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린다
- 유니뱅크 올해 흑자로 바로 전환, 정상화됐다
- ‘가마솥 진국’레드몬드 ‘본 설렁탕’5월 특별할인해준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44회 정기연주회 연다…“예약 서둘러야”
시애틀 뉴스
- 시애틀 적자예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 워싱턴주 차량절도 전국서 4번째로 많다
- "뇌물주면 시애틀지역 토지감정가격 낮춰주겠다"
-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혐의로 또 고소당했다
- 보잉 두번째 내부 고발자 사망...미스터리?
- 13억달러 복권당첨된 오리건주민, 절반 친구에게 준다
- 워싱턴주 에버그린 주립대 반전시위 종결
- UW에도 두번째 반전시위 부대 등장했다
- 스타벅스 불매운동 타깃되면서 실적 '어닝 쇼크'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 투자한다
뉴스포커스
- 인니 "분담금 ⅓만 내고 기술 덜 받겠다"…정부 예산 투입되나
- "악! 오빠 미안해"…변호사 남편에 살해된 아내 마지막 음성 충격
- 尹, 9일 기자회견 가닥…'김여사·채상병' 답변 성패 결정
- 45년 만에 누명 벗은 '거문도 간첩단' 피해자들…27억 국가배상받는다
- 조국 "檢총장 '명품백 신속수사 지시'? 주가조작 수사 덮으려 세게 하는 척"
- "김밥·떡볶이 사먹기도 겁나네"…외식물가, 35개월째 전체 물가보다 높아
- "건드리면 고소"…오피스텔 주차장 1칸 짐 쌓아놓고 독점한 입주민
- "51억 현금 투자"…임영웅, 강남 대신 '마포' 펜트하우스 선택한 까닭
- "회의록 미작성은 직무유기"…의료계, 복지부·교육부 장차관 공수처 고발
- '2000명 증원 근거' 회의록 공방…의료계 "본격적인 반전 국면 시작"
- 김진표, 채 특검법 상정…"尹 대통령 거부권 많이 행사했기 때문"
- 윤 대통령 두 번째 기자회견…'김여사·채상병·거부권' 질문 제한 없다
- '병원 문 닫을 판' 경희의료원…"내달 급여 지급 중단 고려"
- 정부24 오류 증명서 오발급 1233건…"서류 삭제, 현재 정상 발급"
- 김 여사, 어린이날 행사 불참…142일째 공식행사에 안 보여
- 정유라 "내가 국힘보다 돈값 더 해…커피 한 잔 값 후원 좀" 소송비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