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눈치 안 봐도"…입국 후 PCR 검사 폐지에 출입국 여행객들 '방긋'
- 22-10-01
2년9개월만 PCR 검사 폐지…해외여행 기대감 커져
"검사 안하면 경각심 사라져" 우려도
"해외여행 갔다가 코로나 걸리면 직장에서 눈치 보였는데…그런 게 없어져서 좋아요"
개천절 연휴 첫날인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을 오가는 여행객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국내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폐지되면서 해외여행에 걸림돌이 완전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폐지된 것은 2020년 1월 이래 약 2년9개월 만이다.
지난달 3일에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가 중단됐고, 이보다 앞선 6월8일에는 입국자 격리 의무가 해제됐다. 하지만 여전히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양성판정이 나오면 일주일간 격리를 해야 했다.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해외를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던 셈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해외 여행길에 오른다는 30대 조모씨(여)는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조씨는 "어제 여행을 앞두고 들어올 때 PCR 검사를 해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아무래도 입국할 때 양성이면 출근을 못 하니까 직장에서 눈치가 보였는데 그런 게 없어져서 좋다"고 웃었다.
이날은 개천절 연휴 첫날이지만 출국장은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다만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설레는 표정으로 출국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길에 오른다는 60대 A씨(여)는 의료계 종사자이기에 코로나19 기간 해외여행에 더 어려움이 컸다. 따라서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A씨는 "의료계 종사자들은 주 2회 코로나 검사를 받다 보니 항상 조심스럽고, 해외에 나가는 것도 책임감이 생겼었다"며 "입국 때 PCR을 안 하게 돼서 편리하고 부담도 덜 하다"고 기대했다.
국내 입국자들 역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이 폐지되고 입국 직후 해야 했던 PCR 검사 역시 폐지되면서 어느 때보다 발걸음이 가벼운 모습이었다. 일본에 거주하며 3개월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온다는 황모씨(38·여)는 코로나19 기간 입국하면서 애를 먹은 적이 많았다고 했다. 황씨는 "PCR 검사지를 제출하느라 5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15분만에 입국장에 들어왔다는 일본인 하루마씨(25·여) 역시 "PCR 검사를 안 하게 돼서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끼게 됐다"며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론 해외에서 입국 시에 아무런 규제가 없다는 사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항에 나들이 왔다는 20대 최연주씨(여)는 "검사를 안 해서 편리하긴 하지만 아예 사라지면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져 불안하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부분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동안 입국 후 PCR 검사를 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뿐이었다.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김모씨(38)는 "다른 나라는 왕래가 완전히 자유로워졌는데 우리만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아쉬웠다"며 "이제 해외여행에 눈치를 볼 이유도 없어진 만큼 연말에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항공사 셀크체크인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B씨는 "많은 국가들이 백신 의무 등을 없애서 여행객들이 늘어났다"며 "PCR 검사를 안하게 되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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