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 캐나다, '美 IRA 불똥' K-배터리 구원투수로 부상

LG엔솔, 핵심원료 확보…포스코케미칼·솔루스첨단소재는 생산기지 구축

니켈·리튬·코발트 매장량 풍부하고 美와 인접…정책 지원도 적극적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자원 부국' 캐나다가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에 따르면 LG엔솔은 캐나다 광물업체 3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공급받기로 했다.

LG엔솔이 확보한 핵심 원재료는 황산코발트 7000톤, 수산화리튬 25만5000톤이다. 이는 1회 충전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순수전기차를 300만~4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엔솔은 캐나다에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LG엔솔은 지난 3월 미국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온타리오주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과 미국 대형 자동차업체인 GM의 양극재 합작사인 얼티엄캠(Ultium CAM)은 캐나다 퀘벡주에 연산 3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세우고 있다. 양사는 이 공장을 2024년 완공한 뒤 향후 GM의 전기차 사업 확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전지박을 생산하는 솔루스첨단소재도 퀘벡주에 양산체제를 구축해 2024년 하반기부터 1만7000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지박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씌우는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의 얇은 구리막이다.

국내 업체들뿐만 아니라 배터리 핵심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외국 완성차업체의 발걸음도 캐나다를 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캐나다 광산업체의 지분에 직접 투자하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캐나다 정부와 제휴를 통해 배터리 소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완성차 업체가 최근 캐나다를 생산·원료공급기지로 선택하는 것은 미국 IRA에 대응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 비중을 2023년 50%에서 2028년 90%까지 올려야 한다. 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광석의 비중을 2023년 40%에서 2027년 80%로 높여야 한다.

캐나다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를 맺은 최인접국가이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광물을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핵심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대안으로 떠올랐다.

산업부에 따르면 캐나다에는 리튬 53만톤, 니켈 280만톤, 코발트 22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니켈은 세계 5위, 정련 코발트 생산은 세계 3위로 평가받는다. LG엔솔과 황산코발트 공급계약을 맺은 일렉트라(electra)는 북미 지역에서 황산코발트를 정제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캐나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배터리 관련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정부는 2023년부터 7년간 최대 15억 캐나다달러(1조5700억원)를 핵심 광물 발전업체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LG엔솔이 공장을 지을 예정인 온타리오주의 경우 지난 6월 총선에서 거의 모든 당이 배터리 제조공장 확대 및 지원 공약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온타리오주 경제개발장관은 이달 한국을 방문해 LG엔솔, 삼성SDI, SK넥실리스 관계자들을 만나 현지 생산공장 건설 등 방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에 캐나다는 좋은 대안 중 하나"라며 "지리적 위치 또한 IRA에 대응하기 위해 매력적이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