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러시아의 적"…'동원령'에 뿔난 러 국민들, 전국적 시위 확산
- 22-09-22
모스크바·상트페·시베리아 등 38개 도시서, 시위대 1000여명 체포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예비군 30만명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반발 여론이 국가 전역에서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수감 중인 러시아 대표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실패한 전쟁을 위해 더 많은 러시아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그에 대한 시위를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나발니는 옥중에서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쟁 범죄가 점점 심화됙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 일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려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그는 이 피로 수십만명을 더럽히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반전단체들 역시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베스나(Vesna) 반전연합은 "이는 수천명의 러시아 남성, 즉 우리 아버지, 형제, 남편들이 전쟁의 고기 분쇄기에 던져지리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 전쟁은 모든 가정과 가족에게 닥쳤다"고 말했다.
수도부터 극동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에서는 이날 동원령 반대 집회가 일어나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 독립 인권단체 OVD-Info에 따르면 국내 38개 도시에서 시위자 1178명 이상으로 대다수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전경들이 시위대를 향해 몽둥이를 사용했다"며 "시위를 아주 빨리 종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전경들이 '동원 불가' 구호를 외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이사키프스키 대성당에 모인 시위대 진압을 시도했다"며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시위에서 몇몇 사람들은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르쿠츠크, 울란우데, 하바로프스크, 야쿠츠크 등 극동 지역에서도 시위를 집중 보도했다. 하바로프스크의 레닌 광장에서 한 시위자가 전경을 향해 "푸틴과 당신을 위해 죽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고 그의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또 이르쿠츠크 무정부단체는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 당국은 이미 집회를 해산하고 다수 사람을 구금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러시아어로 "우리 러시아 시민들, 여성과 남성은 일반적이고 부분적인 동원에 반대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발표할 법적 근거도 없고 가중치 있고 타당한 이유도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내용이 담긴 청원서가 올라왔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동원령 반대 시위는 반전 시위로 러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동유럽 매체 넥스타(NEXTA)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수십명 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자들은 '푸틴=히틀러' 등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푸틴은 러시아의 적"이라고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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