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유아 코로나 백신 접종 지지부진…3개월 지났는데 한자릿수
- 22-09-20
가장 높은 워싱턴DC 7.5% 불과…앨라배마·루이지애나 등 남부 0.2%도 안돼
병원 접근성 떨어지고 부작용 우려·홍보 부족…영유아 감염시 장기적 문제 우려
미국에서 5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을 대상으로 백신 예방접종이 시행된 지 3달이 지났지만 접종률이 높은 지역도 10%가 안된다.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부모가 많고,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감염 후 아이들에게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9일(현지시간) 지난 6월부터 어린아이들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주사가 보급됐지만,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5세 미만 영유아 백신 접종률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나왔다. 지난 7월 미국 카이저가족재단에서 진행했던 조사에 따르면 6개월~4세 나이 자녀를 둔 부모 중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겠다고 답한 부모는 17%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백신 접종을 꺼리는 원인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크다. 당시 부모의 과반수(53%)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백신이 자녀 건강에 더 큰 위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모 10명 중 4명은 자녀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위치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또 영유아 자녀의 백신접종을 고려하는 부모 중 70%는 예방접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자녀의 정기 검진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답했다. 부모 4명 중 1명(27%)은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하기 전에 백신을 접종받은 다른 아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먼저 지켜보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백신 접종률은 설문조사에 크게 못 미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6개월~4세 영유아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워싱턴 DC에서도 기본 접종을 마친 비율이 7.5%에 불과했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큰 남부지역에 있는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주는 0.2%가 채 안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현지에서는 부족한 백신 접종이 오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때 해당 연령을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영유아 백신 접종에 방해 요소로 지적했다. CVS나 월그린 등 미국 전역에 있는 대형 약국 가맹점에서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성인과 달리 18개월 미만 영유아는 소아과에 예약·방문해서 접종해야 한다. 18개월 이상 영유아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곳이 있지만, 대부분 5세 미만은 병원에 가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줄면서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에 부담이 없어진 점도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걸려도 사망 위험은 작다보니, 드물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는 백신 접종을 굳이 안받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미국 내 1~4세 유아 중 약 19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202명이 사망했다. 성인보다 사망 위험은 크게 낮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에 대해선 자료가 부족하다.
또 브레인포그(정신적몽롱함)나 후각장애, 피로감 등 어린아이에서 진단이 어려운 증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 수 없다. 발열 등 부모가 옆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이 아니라면 어떤 증상이 계속 남아있는지 알기 어렵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3세, 6세 아이를 둔 한 부모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다니던 소아과 의사로부터 어떠한 말도 듣지 못했다. 아들들이 백신을 접종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리자 많은 친구가 백신이 승인된 것도 몰랐다며 SNS에 글을 올려줘서 고맙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 소아과 의사는 "아이를 보호하려는 부모 행동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아이들에서 미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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