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장례식] 엘리자베스 떠난 뒤 찾아온 '찰스 시대'…대관식 언제(장례식 동영상)
- 22-09-20
대관식까지 수개월 걸릴 듯…여왕 때보다 간소화
영연방 국가와 관계·왕실 축소 등 변화 맞을 듯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시간) 엄수됐다. 지난 8일 여왕이 별세한 이후 지금까지 여왕의 장례식이 초미의 관심사였다면, 장례식이 끝나면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등 '찰스 3세의 시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미러 등의 보도를 기반으로 '여왕의 장례식, 그 후'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여왕이 숨진 뒤 왕위는 즉시 찰스 3세 국왕에게 넘어갔지만, 공식 대관식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처음 왕위에 오른 지 16개월이 지난 뒤에야 공식적인 대관식을 치렀다.
대관식은 화려함을 갖춘 상징적인 행사이지만, 엄숙한 종교의식으로도 간주된다. 대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며, 영국 국교회의 최고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진행한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코드명은 '황금보주(寶珠) 작전(Operation Golden Orb)'이다. 대관식 위원회는 통상 일 년에 두 번 회의했지만, 최근 들어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53년 행해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는 4만 명 이상의 군대가 퍼레이드에 동원됐고, 8000명 이상의 고위 인사들이 초대됐다. 당시 대관식 비용으로 157만 파운드가 들었는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4600만 파운드(약 729억63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여왕의 대관식보다 더 짧고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보다 현대적인 군주제로 바뀌려는 왕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가디언 등은 분석했다.
또 왕실 결혼식과 달리 대관식은 정부가 모든 금액을 부담하기 때문에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관식서 사용될 왕관은?
캔터베리 대주교는 1661년에 제작된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을 찰스 3세 국왕에게 씌워줄 예정이다. 전통에 따르자면 대관식에서는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을 착용하고, 대관식이 끝나면 임페리얼 스테이트 크라운(제국관)을 쓰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은 루비, 가넷, 사파이어, 토르말린을 포함한 444개의 보석이 박힌 순금 왕관으로, 중앙에 퍼플 벨벳과 모피로 장식돼 있다. 무게만 2.23kg에 달해 대관식 때만 사용된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여왕도 매년 의회 개원 연설에서 제국관을 쓰지만, 세인트 에드워드 왕관은 대관식 이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카밀라 왕비는 105.6캐럿 코이누르 다이아몬드와 2000개의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왕관을 착용할 예정이다. 페르시아어로 '빛의 산'이라는 뜻을 가진 코이누르는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아울러 캔터베리 대주교는 '군주의 반지'로 불리는 대관식 반지를 찰스 3세 국왕의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준다. 반지는 1831년부터 사용돼 왔으며, 십자 모양의 바게트 컷 루비가 장식된 사파이어 링이다.
또 찰스 3세 국왕은 군주와 백성의 유대를 상징하는 두 개의 금팔찌를 받게 된다.
◇클라렌스 하우스 떠나…추후 거주지는?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살던 클라렌스 하우스의 직원 약 100여 명은 최근 해고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같은 보도에 비춰봤을 때 찰스 3세 국왕이 클라렌스 하우스에 더는 살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를 거처로 삼을지는 불분명하다.
여왕은 생전 버킹엄궁, 밸모럴성, 윈저성 등 여러 자택에서 거주했다.
찰스 3세 국왕이 버킹엄궁을 군주제의 중요한 상징으로 여겼던 만큼 버킹엄궁에 거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버킹엄궁은 2027년이 돼서야 공사가 완료될 전망이다.
◇'찰스 시대'가 가져올 변화
찰스 3세 국왕은 기후·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420개 이상의 자선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식 입헌군주제하에서 입법 권한이 없는 왕인 만큼, 찰스 3세 국왕은 즉위 후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찰스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영연방 국가와의 관계를 현대화하는 것이다. 여왕 서거 후 찰스 3세는 영국 식민지였던 56개국 정치 연합체 영연방의 수장이 됐다. 또 호주·캐나다·자메이카·뉴질랜드를 비롯한 14개국의 국가 원수가 됐다.
일부 영연방 국가는 영국 왕실과의 관계를 다시 검토하며, 탈군주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베이도스는 지난해 말 공화국 출범을 결정, 국가 원수 자리에서 여왕의 이름을 삭제했다.
또 올해 초 윌리엄 왕자가 카리브해 순방에 나서며 반식민 시위와 노예제 배상 요구가 촉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과거 찰스 3세 국왕은 왕실 축소에 대한 의향을 드러낸 바 있다. 국왕 본인과 카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와 캐서린 왕세자비 등을 중심으로 왕실 핵심 그룹을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 화폐 유통, 단기간엔 어려울듯
새로운 주화와 지폐도 다시 디자인하고 발행된다. 왕립 조폐국 자문위원회는 새 주화에 대한 권장 사항을 총리에게 보낸 뒤 왕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후 디자인이 선택되고, 최종 선택은 장관과 왕의 승인을 받는다.
현재 영국 지폐와 동전에 그려진 여왕의 초상화는 찰스 3세의 초상화와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가 그려진 동전은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왼쪽을 향해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군주들이 전임자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바라보는 옆모습이 나타나도록 한, 17세기부터 이어온 전통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유통되던 화폐가 점진적으로 교체될 때까지는 두 개의 화폐가 같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6세가 새겨진 일부 동전들은 1970년대까지 유통됐다.
왕실 조달 허가증(Royal Warrant).(왕실 조달 허가증 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
◇왕실 조달 허가증(Royal Warrant) 문제도 관심사
왕실 조달 허가증은 5년 이상 영국 왕실에 제품을 납품한 곳에만 수여하는 이른바 '신뢰의 상징'이다.
여왕이 부여한 왕실 조달 허가증은 여왕이 사망한 후 2년이 지나면 무효가 된다. 기업은 포장과 광고 등에서 왕실 조달 허가증을 받았다는 문장을 삭제해야 하고, 추후 다시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왕실 조달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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