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배종덕 목사] 길을 찾는 사람들
- 22-09-12
배종덕 목사(벨뷰 한인장로교회 담임)
길을 찾는 사람들 누가복음 1:1~4
어느 날 시골 병원 원장의 오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그는 의사가 되어‘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을 했고, 내전지역으로 의료봉사를 하러 떠나면서 소식이 끊겼었습니다.그는 말했습니다. ‘마지막 갔던 봉사지역에서 폭탄이 터졌네… 같이 갔던 동료들이 전부 죽었는데 난 이상하게 눈물이 나지 않았고,그냥 화가 났네.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걸까.내가 뭘 잘못했는데.사람들이 싫어지고 무서워졌네.분명히 시작은 이게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난 길을 잃은 것 같네…’
저 또한 인생 중 아프리카 선교사로 섬겼던 기간이 있었습니다.그런데 하나님 나라와 인류 공익을 위해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분연히 일어났던 그때의 마음은 간 곳없이 희석되어 없어지고 어디서인지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어떤 아름다운 가치들을 인생 목표로 세우고 젊고 고운 시간들을 쏟아부었던 모든 일들이 그저 ‘보람이 있었어’라는 한 마디의 추억으로, 한 장의 빛 바랜 사진만 남겼을 뿐, 저도 때로는 왠지 사람들이 싫어지고 무서워질 때가 있었습니다.목회도 하던 일이니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꾸역꾸역 이어가는데 어느 좌표에 서있는 건지 감이 없고,어디선가 길을 잃은 듯한 마음이 들 때가 있었거든요.
누가복음서의수신인 데오빌로는 고위 공직자의 신분으로 기독교 초심자였습니다.그런데 그의 신앙이 네로 황제의 박해라는 가혹한 시련을 겪게 되었고 다양한 외부 요소로 인해 ‘길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예수를 믿게 되었지만, 반기독교적 사회에서 기독교인으로 남기 위해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다고 판단이 될 때, 사람들은 당연히 주저하게 마련입니다.가치관이 충돌하는 시점인 거지요.
때로는 우리가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바른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중간에 목표의식이 흐려지고 방향이 바뀔 때,내가 지금 엉뚱한 길에 있는 듯한 패배감이 옵니다.올바른 방향으로 출발했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끝이 너무 길고 보이지 않을 때 의심이 찾아옵니다.목적지가 눈 앞에 있는 듯한데 ‘과연 내가 희생하고 버린 것들보다 가치가 있었는가’하는 혼동이 올 때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누가복음에는 ‘데오빌로’를 포함해서 길을 잃기 쉬운 사람들 혹은 그런 주제들이 종종 등장합니다.귀족과 가난한 자들,부자 아버지와 탕자 아들,부자와 나사로,등 귀족과 천민,부자와 빈자,정의와 불평등의 문제들이 같은 이야기에서 대립하는 주제로 등장합니다.이 긴장 속에서 누가가 그리는 복음의 지도는 무엇일까요?
누가복음에는 분명히 사회의 취약계층,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복음이 담겨있지만,누가복음의 메시지는 사실상 ‘가난한 자가 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가난한 자가 되었을 때 경험하는 하나님의 신비에 대해 전한다고 표현이 맞습니다.이것이 누가가 담고 있는 ‘가난의 복음’입니다.물질적으로 부자나 빈자의 문제나,사회적으로 귀인과 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사람은 누구나 그 내면 깊은 심연에는 ‘빈자’가 자리하고 있는데 누가복음의 관심은 거기에 있습니다.거기에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과 치유와 구원이 있습니다.길을 잃은 사람들이 길을 찾아가는 모습,누가복음이 그리는 복음입니다.
아브라함은 그의 ‘본토 아비 집을’떠났을 때그는 ‘비로소’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누가 또한 사회이 ‘귀한 자’가 아니라 ‘빈한 자’가 되었을 때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지금 친구 데오빌로에게,아니 그와 비슷한 모든 처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여정’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합니다.내가 ‘사회의 중심이 되어 있을 때’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사회에서 ‘소외된 자’가 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바로 내가 약할 때에 나의 약함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한인회,유급병가 세미나 개최한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15일 합동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5일 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5일 토요산행
- 삼성 이재용, 시애틀서 아마존 CEO만나
- “한인상공인 여러분,그랜트나 대출기회 넘쳐요”
- “22일 베냐로야홀서 무료 공연 즐기세요”
- “전주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신청하세요”
- 한인학부모회 미술대회서 리아 최,엠마 양 ‘대상’
- 서북미문인협회 20회 뿌리문학신인작가상 공모한다
- 창발 한인들 참여하는 자선기금마련 테니스대회 개최한다
- “시애틀 한인여러분, 호주와 뉴질랜드여행 어때요?”
- 한국학교서북미협의회, 5개 행사 종합시상식 열어(+화보)
- 이번 주말 제74주년 6ㆍ25 합동기념식 열린다
- 재미대한탁구협회 회장배 대회 열린다(+영상)
- 시애틀 통일골든벨 ‘성공’…김환희군 1등 영광 차지(+영상,화보)
- <속보> 오늘 정부납품 세미나서 한인상공인 위한 플렉스 펀드도 설명
- [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기다림의 미덕(美德)
- 오리건 김성주의원 차남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
- “윤혜성 교장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 타코마한인회, KWA‘비지니스 활성화 그랜트신청’돕기로
시애틀 뉴스
- 아마존 시애틀 등 서민주택사업에 14억달러 추가 투자한다
- 올 여름에도 시애틀 '누드비치 공원' 그대로 운영된다
- 삼성 이재용, 시애틀서 아마존 CEO만나
- 시애틀 매리너스 23년만에 디비전 1위 노린다
- "타코마 교차로 위험 알고도 방치해 6명 사망"(영상)
- 애완견 데리고 캐나다 가는 것 어려워진다
- <속보> 지난 주 사망한 유명 워싱턴주 우주인 앤더스 사망원인은 ‘타박상’
- MS-애플-엔비디아 시총 1위 두고 사투…‘시총 삼국지’
- 억울한 살인죄 뒤집어쓰고 23년 복역했지만 "보상은 안돼"
- 시애틀 차이나타운 전 베트남마켓 건물서 화재 발생
- 스타벅스 '단골도 등돌려'...좋은 시절 끝났나
- 시애틀지역 세입자 강제퇴거 소송 빨라진다
- 킹 카운티 홈리스 업무수장 돌연 해고돼 '논란'
뉴스포커스
- 법도 환자도 등 돌린 진료거부…"무제한 자유 불가" 3대요구안 일축
- 당정 "130만 취약가구에 5.3만원…경로당 폭염지원금 6만원 인상"
- 대통령실 "상속세 전면 개편…종부세 폐지 필요"
- 민주 '명품백 수수 청문회' 추진…출석 불응시 '동행명령장' 검토
- 노소영 "서울대 후배들에게 실망…지방대 학생들에 감동" 무슨 일?
- 새마을금고 전무·상무·차장·과장·대리 모두 처벌받아…무슨 일?
- 499일 눈물의 기억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이전…슬픔도 함께 옮겨지길
- "아내도 6억 투자"…견미리 남편 허위공시 주가조작 '무죄→파기환송'
- 경로당 '무상점심' 주5회로 늘지만 '지역간 격차' 우려…국비지원 목소리도
- 대박 난 '1만원대 청바지'…이랜드리테일 NC베이직, 라이프웨어 브랜드 도약
- "넘사벽 팔도·유재석의 농심·재도전 오뚜기"…뜨거워지는 비빔면 전쟁
- "미워도 다시 한번"…외국인 복귀에 '8만전자' 보인다
- 문·이과 통합수능 '서연고→서고연' 순위 바꿨다
- "희대의 조작사건" "법치 파괴 공작"…여야, 이재명 추가기소 공방
-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17~22일 교수 529명 휴진…54.7% 해당"
- 서울광장 떠나는 이태원 분향소…유가족·시민들 "진상 규명" 한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