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두번째 '트리플 하락'에 소비 더 심각…경기침체 신호 커져

소비, 2월 보합빼고 내내 위축…고물가·금리인상도 악재

"스태그플레이션 영향 상당…장기 전망도 안 좋아"

 

7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 올 들어 두 번째 '트리플 감소'를 보였다. 특히 소비는 1995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증가가 꺾이는 가운데 소비마저 주저앉으며 경기침체 징후가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9(2015년=100)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반도체(-3.4%) 등이 줄어들며 광공업 생산이 1.3% 감소한 여파다.

제조업 재고도 반도체 등에서 쌓이면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17.2%에 달한다.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5.5%로 전월 대비 1.3%포인트(p) 상승하며 2020년 5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고율 상승은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있는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반도체는 중국 봉쇄조치 여파 등으로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도 둔화하며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화장품, 가전제품 등 판매가 줄어들며 전월 대비 0.3% 줄었다.

4월 이후 석달만의 '트리플 감소'에 통계청은 경기 개선 또는 회복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심각한 건 소비 감소 추세다. 소비는 올 3월부터 다섯 달째 내리막이다. 1월엔 2.0% 감소하고 2월엔 보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내내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전체 소비에서 재화가 43%, 서비스가 56%를 차지하고 대표적 소비자 서비스인 숙박음식점, 예술·스포츠·여가 등은 호조를 보여 전체적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소매판매액지수엔 재화 소비만 포함된다. 기획재정부도 "어려운 여건 속에도 회복흐름이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고물가가 지속되는데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고하고 있어 소비심리는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8월 물가상승률은 7월(6.3%)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한 바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5월 102.6에서 6월 96.4, 7월 86.0까지 매월 앞자리를 바꿨다. 8월엔 88.8로 소폭 올랐으나 기준선인 100은 한참 밑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보다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대면소비 악화가 계속 충분히 회복되지 않고 있고, 올 초부터 진행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어 장기 전망 역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통해 재정정책 기조를 '확장'에서 '건전'으로 전환한다고 한 것도 재정의 경기 대응 역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다만 성 교수는 이에 대해선 "이미 지난 몇년간 재정이 너무 팽창했고, 정부가 재정을 더 풀면 물가압력을 더 높이고 금리인상을 불러 그것이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재정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 동일한 재정지출을 해도 비교적 효과가 큰 취약계층 지원에 보다 집중하는 게 맞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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