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BA.5 개량백신 승인…9월부터 접종 개시
- 22-09-01
화이자는 12세, 모더나는 18세 이상…2개월 간격 접종
인체 임상시험 시작…"롱 코비드 예방" 기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를 겨냥해 설계된 2가 백신의 긴급 사용승인을 허가했다.
FDA는 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모더나와 화이자의 2가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규제당국은 이들 백신을 '업데이트 된 부스터샷'(updated boosters)으로 지칭할 것"이라면서 "규제 당국은 코로나 1가 백신에 대한 광범위한 안전 및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2019년 말 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뿐 아니라 현재 미국 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를 겨냥하도록 설계됐다.
FDA가 이번에 승인한 백신은 유럽의약품청(EMA)이 곧 승인할 것으로 알려진 1차 개량 백신보다 한 단계 더 개량된 형태다. 1차 개량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의 초기 형태인 BA.1에 특화된 반면 이번 백신은 제약사들이 미국 FDA의 요청으로 BA.4와 BA.5를 겨냥해 개발한 것이다.
개량 백신의 접종은 1일로 예정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 접종 권고안을 승인하는 대로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화이자 백신 1억500만회분과 모더나 백신 6600만회분을 합쳐 개량 백신을 모두 1억7500만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화이자는 즉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일정량 준비돼 있으며 오는 9일까지 최대 1500만회분을 인도할 수 있다고 알렸다. 모더나는 정확한 일정을 언급하지 않고 며칠 내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접종 후 2개월 간격 지나야…어린이 대상으로는 10월 승인 예상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추가접종 용도로 승인을 받았지만 접종 가능 연령이 다르다. 화이자 백신은 12세 이상, 모더나 백신은 18세 이상부터 접종할 수 있다. 이들이 개량 백신을 맞으려면 마지막 접종일로부터 2개월이 지나야 한다.
FDA 백신 책임자인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백신 접종에 대한 면역 반응을 극대화하고 심근염으로 알려진 질환의 드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마지막 접종과 새로운 부스터샷 사이에 2개월 간의 간격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3차 접종은 5세 이상부터 가능하며, 4차 접종은 최소 50세 이상의 성인이나 12세 이상의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만 받을 수 있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2회차 이후 추가 접종을 받은 이들의 숫자는 약 1억800만명 수준으로, 이는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이번 개량 백신을 통해 미 행정부는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길 기대하고 있다. 마크스 소장은 확산세가 12월1일쯤 절정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개량 백신이 현재의 감염을 통제하고 미래의 확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오는 10월 FDA에 5~11세 어린이에 대한 개량 백신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5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승인 요청을 준비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 또한 수 주 내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개량 백신 승인을 요청할 계획임을 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어린이들을 위한 사용 승인이 10월 내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직 사람 대상 임상시험 안 거쳐…'롱 코비드' 예방에 도움
BA.4와 BA.5 등 최신 유행 변이를 겨냥해 설계됐지만 실제 효과가 어떨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임상 시험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승인한 백신이 고령자들과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 중요하지만 예방 효과가 충분한지를 증명할 데이터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개량 백신은 동물을 대상으로만 실험이 이뤄졌다.
이런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듯 화이자와 모더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이자 대변인은 이번 임상시험에 소아과 그룹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 백신을 최신 유행 변이에 맞게 개량하는 것은 이른바 '꼬리 쫓기' 전략으로, 형태가 전혀 다른 변이가 출현할 경우 이에 취약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메이요클리닉의 백신 전문가인 그레고리 폴란드 박사는 "1년 전 마지막 접종을 받았던 비감염자들에게 새 백신은 이롭겠지만 그게 얼마나 이로울지는 알 수 없다"며 "최근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FDA는 개량 백신이 '롱 코비드', 즉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 케일리프 FDA 국장은 개량 백신이 젊은 층과 건강한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냐는 질문을 받고 롱 코비드 증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일리프 국장은 개량 백신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건 고위험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롱 코비드에 관한 새로운 데이터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내년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상업 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인 만큼 이번 백신이 모든 미국인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마지막 코로나19 백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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