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에 유럽 에너지 위기 심화…천연가스 사상 최고 경신
- 22-08-17
WSJ "고온, 가뭄에 설상가상 바람도 불지 않아"
유럽에서 혹서로 에너지 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난방 수요가 치솟는 겨울이 오기도 전에 한여름 열기로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역대 최고를 갈아 치웠고 전력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북서부의 천연가스 기준인 네덜란드 선물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233.56유로로 사상 최고를 갈아 치웠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였던 지난 3월 7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를 넘어선 것이다.
독일에서 전력 도매가격(2023년 인도분)은 거의 9% 급등했다. 미국에서 천연가스 선물도 이날 1Mbtu당 9.329달러로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해 1년 전 보다 150% 넘게 올랐다.
가격 상승에 에너지 집약적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아연생산업체 나르스타는 다음달 1일부터 네덜란드 제련시설의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 비용이 평년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데 나르스타는 비용부담을 아연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유럽은 지난 6월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크게 줄였다. 러시아는 노드스트림을 통해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국가들에 보낸 가스공급을 80% 줄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예 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연합(EU)은 당장 올겨울 난방을 위해 최대한 가스를 아껴 저장해둘 계획이다.
하지만 한여름 혹서로 인한 에너지 수요에 한겨울 에너지 배급상황을 최대한 피하려는 유럽 각국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북부가 기록적 고온으로 제한적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놓고 공급 확보을 위한 경쟁에 나서며 가격이 치솟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EU의 에너지 저장시설은 거의 75%가 찼는데 11월 1일까지 목표인 80%를 하회했다. 혹서로 인해 한겨울 공급물량을 저장하기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가뭄으로 강 수위가 낮아져 화석발전소에서 필요한 연료를 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고온과 가뭄에 바람도 불지 않아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태드의 시 난 애널리스트는 "독일에는 석탄을 실은 바지선도 없고 충분한 바람도 불지 않고 있다"며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는 충분한 냉각수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르웨이의 수력발전도 낮은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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