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 정점론…한국도 추석 뒤엔 물가 시름 덜까

미중 물가지표 둔화…국제유가 우크라戰 이전으로

"5%대 물가 머잖아"…일각선 "亞 인플레 하방위험" 진단도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우리나라도 연이은 고물가 흐름이 추석 연휴 이후엔 완화될 지 주목된다.

정부는 오는 9~10월 물가가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점을 쳤을 때에도 물가 상승률이 7%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 중이다.

해외 기관에서는 향후 아시아 지역의 물가 '하방 위험'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노동부가 이달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CPI)는 1년 전과 비교해 8.5% 올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8.7%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치이며,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전월(9.1%)보다도 낮다.

특히 미 CPI는 전월과 비교할 경우 거의 오르지 않아 제로(0)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확인된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오르는 데 그치면서 상승 폭이 17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이처럼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89.41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95.10달러, 두바이유는 94.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6월8일 기록된 최고가는 WTI 122.11달러, 브렌트유 123.58달러, 두바이유 117.50달러로 지금보다 20달러 넘게 비싸다.

국제 식량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7월에 전월비 8.6% 내려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릉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해 배추 생육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2022.8.13/뉴스1


이 같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추석 연휴 이후 고물가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는 물가 오름세가 1~2개월 정도면 누그러질 것이라는 전망을 거듭해서 내놓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추석 지나며 서서히 물가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9월, 또는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13일 배추 재배 현장에서는 "천지개벽하는 듯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물가가 7%를 넘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6% 초반 수준에서 횡보하다가 서서히 내려갈 것"이라며 "조만간 5%대를 볼 날도 머잖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초 세간에서는 지난 주 중부 지방에 내린 폭우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 상승률도 7%대를 나타낼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정부는 이런 걱정을 불식한 것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해외 기관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물가 오름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흐야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1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가가 이미 정점을 쳤는지 여부에 대해 "틀림없다"면서 "앞으로는 (상방이 아닌) 인플레 하방 위험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물가 상승률은 평균 5.5%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벌써 그보다 0.5%p 낮아진 상태다. 미국·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는 수요가 아닌 공급 측면에서 촉발된 면이 큰데 최근 공급망 차질이 일부 해소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폭우 피해가 추석 수요와 겹치면서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폭우로 인해 농작물 1027㏊, 가축 8만6552마리, 꿀벌 708군, 비닐하우스 0.1㏊, 농경지 유실·매몰 10.3㏊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된 농경지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약 3.5배에 해당한다.

7월 소비자물가를 봐도 지난달 신선채소 물가는 6월보다 17.3%, 1년 전보다 26.0% 치솟았다. 축산물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올랐다.

이에 정부는 농축수산물에 매기는 관세를 낮춰준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일 발표한 추석 민생 대책에서 할당관세 0% 적용 범위를 양파·감자 등으로 확대했다.

비축 농축수산물과 할인쿠폰도 시장에 풀 계획이다.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 긴급수입, 할인쿠폰 발매 등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올 추석 기간 중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이 1년 전 추석 가격 수준으로 최대한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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