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시애틀여교사 "이것이 인종증오범죄가 아니면 뭡니까”
- 21-03-24
시애틀 길거리 폭행당한 일본계 교사 강력 반발
40대 흑인 용의자 2급 폭행혐의로 최종 기소돼
지난달 시애틀 차이나타운 길거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었던 시애틀지역 일본계 여교사가 검찰의 처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킹 카운티 검찰이 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한 시안 제레미 홀딥(41ㆍ아래 사진)에 대해 2급 중범 폭행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
과거 뉴욕에서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기도 했던 홀딥은 지난 22일 열린 인정신문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1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상태로 현재 킹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당시 홀딥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었던 일본계 교사인 노로코 나수(위 사진)씨는 22일 렌튼에서 열린 ‘인종 증오범죄 관련 기자회견’에서 “내가 만일 일본사람이 아니었으면 폭행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게 인종 증오범죄가 아니면 뭐가 증오범죄냐”고 되물었다.
제이 인슬리 주지사와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수씨는 “나는 홀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미국의 사법 시스템에 의해 또다시 폭행을 당하는 두번 폭행을 당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킹 카운티 검찰이 홀딥이 폭행 당시 인종 차별적인 언행 등을 하지 않는 등 증오범죄 혐의를 찾기 어려워 폭행혐의만 적용했기 때문이다.
홀딥은 폭행 혐의로 기소된 만큼 최종적으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징역 12개월에서 14개월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오범죄가 가중될 경우 최대 10년까지도 선고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앞서 나수씨는 지난 2월25일 남자친구인 마이클 포펜바거와 함께 시애틀 차이나타운 7가와 킹 스트릿을 걸어가다 갑자기 달려든 홀딥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
당시 홀딥은 양말에 돌 등을 집어넣어 마치 쌍절곤처럼 생긴 물건을 휘둘러 나수씨의 코 뼈와 이를 부러뜨리는 한편 잠깐 의식 불명에 빠뜨렸다. 또한 그녀의 남자친구인 포펜바거에게도 폭행을 가해 머리를 8바늘이나 꿰매는 수술을 받는 중상을 입혔다.
나수씨는 현재 노스쇼어 교육구내 잉글무어 고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재직중이며 백인인 남자친구는 간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킹 카운티는 연방 정부로부터 받는 4억3,700만달러 경기부양안 기금 가운데 500만 달러를 다민족 미디어와 증오범죄 예방을 위한 단체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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