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포격으로 또 화재…공격 주체 두고 주장 엇갈려
- 22-08-06
러시아 "핵테러 자행하는 젤렌스키 정부 규탄"
우크라 "러시아, 유럽에 극도로 위험 상황 만들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이 다시 한번 발생했다. 다만 공격 주체에 대해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포리자주(州) 에네르호다르 행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원전 부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원자로의 안전한 작동에 필요한 전력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포격으로 750kW 개방형 개폐 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2개의 전력선이 끊어졌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무장부대가 자포리자 원전과 에네르호다르시(市)에 세 차례 포격을 가했다"며 "핵테러를 자행하는 젤렌스키 정부의 범죄행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가 발전소를 폭격했지만, 원전은 여전히 가동 중이며 방사능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비디오 연설을 통해 "오늘 점유자들(러시아군)은 유럽 전역에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자포리자 원전을 두 번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지에 대한 폭격은 뻔뻔한 범죄이자 테러행위"라며 "러시아는 원전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해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지난 3월 러시아군에게 탈취당했다. 당시 이곳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단지 내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이 지역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고, 사실상 러시아군의 군사 기지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방사능 유출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주변 시설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는 이제 자포리자 원전을 군사기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이 '완전히 통제 불능(out of control)' 상태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자력 안전을 위한 모든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IAEA가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원전을 향한 공격이 억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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