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쏟아지지만 치명률은 떨어졌다…독감으로 '한걸음 더'

최근 나흘간 치명률 0.04%까지 떨어져 '독감 2배 수준'…누적 치명률도 역대 최저치로 하락
백신접종 늘고 치료제 확대 영향…당국 "독감까진 몇년 더 걸려, 백신 미완료시 치명률 ↑"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재유행이 정점을 향해가는 국면에 누적 치명률이 4개월 만에 다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며칠간의 치명률만 보면 더욱 떨어져 독감 수준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다수의 확진자 발생에 비해 위중증·사망자 관리가 되고 있다는 의미인데 높은 백신 접종률과 치료제 활용 확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접종 또는 불완전 접종자의 위중증·사망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방역당국은 강조했다. 3차 접종을 완료해야 사망 위험을 89%, 4차 접종을 완료하면 96% 낮춘다는 근거를 들었다. 당국은 4차 접종은 추가적으로 사망률을 4분의 1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이밖에 당국은 과거 유행한 델타 변이보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약해졌지만,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낮아진 게 아직 아니라면서 독감처럼 관리하기에는 몇 년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누적 치명률 119일 만에 소폭 줄어 0.12%…최근 나흘간은 0.04%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7894명 늘어 누적 2016만154명이 됐다. 위중증 환자는 310명으로 78일 만에 300명대로 올라왔다. 전날 사망 신고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2만5144명이 됐다.

특히 이날 기준 누적 코로나19 치명률은 0.13%에서 0.12%로 0.01%p 하락했다. 4월 7일 마지막으로 0.12%를 기록하고 0.13%로 올라선 지 119일 만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을 거쳐 재유행이 정점에 오를 4개월 가까이 많은 이가 감염됐지만 위중증과 사망 위험은 크게 커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방대본은 코로나19 재유행의 정점 예측을 20만명 이내로 낮춰 잡고 최대 19만명인 전문가 예측치들을 소개았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이 다수라며 이 경우 "11만~19만(을 예상하는데) 중앙값 정도면 15만명 정도"라고 말했다. 

기존 예측보다는 낮아졌다. 당국은 그동안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5만명, 최대 30만명 발생을 가정해 방역·의료 대응을 준비해왔다. 방대본은 감염재생산지수(Rt)가 지난달 31일부터 8월 3일까지 4일간 1.13이라고 했다. 7월 4주(7월 24일~30일)의 1.29보다 떨어졌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위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인데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7월 2주 1.58까지 오른 뒤 7월 3주 1.54를 기록하면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백경란 질병청장은 아직 감소 단계로 돌아선 게 아니라며 "예상보다 정점이 낮지만, 유행이 길게 지속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수준이 감소하는 인구가 증가할 것이고 새로운 변이 발생, 사회적 접촉 증가 등에 의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18일 오전 울산 남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2.7.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50세 이상 미접종·1차접종자, 사망 위험 6배 이상

백 청장은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기존 코로나19 변이보다 낮아지기는 했지만 인플루엔자(독감)수준은 아니라고도 했다. 한국의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0.016%인데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주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치명률은 0.04%다.

국내에서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던 올해 1월~4월 치명률은 0.1%였으며 5월 0.08%, 6월 0.06%까지 내려왔다. 백 청장은 한국의 오미크론 치명률과 신규 입원율 그리고 중환자실 입원율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중환자와 사망자가 일부 늘어나는 데는 대다수 위중증·사망 위험을 지닌 60세 이상 고령층이며 사망자 일부는 백신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 310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262명(84.5%), 사망자 중 60세 이상은 29명(85.3%)으로 집계됐다. 

7월 4주(7월 24일~30일) 보고된 사망자 172명 중 50세 이상은 167명(97.1%)이었으며 이들 중 백신 미접종 또는 1차 접종자는 61명(36.5%)으로 미접종 또는 1차 접종자에게서의 치명률이 높았다. 

국내 50세 이상 접종대상자 중 1차 미접종자 또는 1차 접종 후 2차를 안 맞은 미접종자 비율은 5.8%에 그치는데, 실제 50세 이상 사망자를 보면 3명 중 1명 이상이 미접종 또는 1차 접종자인 셈이다. 백 청장은 "미접종자 대비 3차 접종 완료 시 사망 위험을 89%, 4차 접종 완료 시 96% 낮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접종에 추가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조기 투여하면 60대 이상 연령에서 중증과 사망을 더욱 크게 낮출 수 있다.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그룹을 보면 중증화율이 58%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면역 회피성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BA.5 재유행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많다. 국민들이 일상에 제약이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도 다소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백신의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는 유지되면서 치명률이 억제되는 것으로 당국은 평가했다.

실제 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 정도를 분석해 종합 평가하는 '엄격성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중간값보다 낮았다. 지난 2일 기준 한국은 100점(가장 엄격) 만점 중 13.89점으로 조사 대상 35개국 중 19번째였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퇴치는 불가능하고, 독감과 같은 관리체계를 확립하기까지도 몇 년 더 걸릴 것이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백 청장은 "독감처럼 유행기에 조심하고 비유행기에는 일상생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할 상황은 몇 년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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