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의원 '반대표' 위협에 백악관 "고위급에 아시아계 지명하겠다"

덕워스·히로노 상원의원 "아시아계 인선 없으면 반대표"

 

미국 아시아계 민주당 상원의원 일부는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계(AAPI)를 내각 인사로 인선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에게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위협했다.

양당이 상원 의석수를 50대 50 동률로 나눠 가진 구조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아직 임명되지 않은 행정부와 사법부 인사의 인준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선언에 백악관은 뒤늦게 아시아·태평양계 고위 연락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일본계인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요직에 앉히기 전까지 후보자 인준 투표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최근 애틀랜타 총격 사건 등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양성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조차 아시아계 고위급 인사가 없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조치다.

덕워스는 이 같은 이유로 상원 본회의장에서 콜린 칼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백악관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백악관 직원들이 보인 반응 때문에 분노하게 됐다고 밝혔다.

덕워스, 히로노 의원은 지난 22일 저녁 오말리 딜런 백악관 비서실 차장을 비롯한 백악관 직원들과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통화에서 장관 인선을 마무리 중인 바이든 내각에 아시아·태평양계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딜런은 "우리는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고, 이는 어머니가 인도인인 해리스 부통령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들려 "굉장히 모욕적"이었다고 덕워스는 말했다.

이들은 또한 백악관 참석자들로부터 대만계인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와 백악관 예산국장이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백악관에서 거론한 이들은 장관급이 아니라는 것이 덕워스, 히로노 의원의 주장이다.

덕워스 의원은 향후 부처 장·차관이나 사법부, 예산관리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자리에 아시아·태평양계 후보들이 지명되기 전까지는 소수인종이나 성소수자(LGBTQ) 후보가 아닌 이들에게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들 상원의원들의 최후통첩은 민주당 내에서 이례적인 의견 충돌"이었다고 적었다.

이 같은 입장에 백악관은 부랴부랴 심야 성명을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담당할 아시아·태평양계 고위 연락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며 "대통령은 행정부가 다양성을 반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발표에 의원들은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덕워스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백악관이 AAPI의 목소리와 관점을 최고위층으로 격상시키겠다고 확언한 것에 감사하다"며 "덕워스는 더 많은 AAPI 지도자를 포함할 바이든 대통령의 적격 후보자에 대해 훼방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히로노도 트위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역사적이고 자격을 충분히 갖춘 후보자를 승인하는데 계속해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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