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中반발 속 대만 방문…긴장 최고조
- 22-08-03
美의회 대표단 오후 10시43분께 타이베이 도착…25년만 하원의장 방문
펠로시 "美-대만 연대, 그 어느 때보다 중요"…中 고강도 도발 가능성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고강도의 무력 시위를 예고했고,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긴장 고조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미중간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된 것은 물론 중국과 대만의 양안간 긴장 수위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과 대만 TVBS방송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은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43분(한국시간 11시43분)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그레고리 믹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한국계인 앤디 킴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 5명으로 구성됐다.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한지 7시간만이다. 항공기항로 추적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 공군 비행기 C-40C(편명 SPAR19)는 이날 오후 3시42분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RFI)는 펠로시 의장 일행이 필리핀 클락 공군기지를 경유해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관측했으나 일행은 말레이시아에서 필리핀 상공을 지나 대만으로 직항한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 등 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 등이 일행을 맞았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도착 직후 기념 사진 촬영을 한 뒤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공항과 길거리엔 펠로시 의장 일행을 환영하는 대만 국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대만 최고층 빌딩인 '타이베이101(Taipei 101, 높이 438m)'은 펠로시 의장 도착 전 환영 조명쇼를 펼쳤고, "펠로시 의장(Speaker Pelosi)", "대만 방문 환영(Welcome to TW)", "TW ♡ USA", "미-대만 우정 영원히(US-Taiwan friendship forever" 등 영어 문구들과 "감사합니다 민주주의 진실한 친구" 등 중국어 문구가 밝게 빛났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타이베이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밤을 보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 대만 입법원을 찾아 유시쿤(游錫堃) 입법원장, 대만 여야 지도부와 만난 뒤 차이잉원 총통과 만나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후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의 방문 이후 25년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99년 대만을 방문한 적 있지만 당시 의회 지도자는 아니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의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해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으로, 상호 안보, 경제 파트너십, 민주적 통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대만 지도부와의 논의는 파트너(대만)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발전을 포함한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하고 있는 동안, 오늘날 2300만 대만 국민들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의 대만 방문은 대만에 대한 미 의회 대표단의 몇차례 방문 중 하나이고, 1979년 대만관계법, 미중 공동성명, 6대 보장에 의해 인도된 미국의 오랜 정책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현 상황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착륙 직후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자신의 방문은 중국의 위협에 따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 공산당의 공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자국과 자유를 수호하는 동시에 우리의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성명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강한 반대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대만 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대만은 물론 미중간 긴장이 최고조를 향해 치닫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군사적 대응 조치 가능성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주권과 영토보전을 결연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강 주미중국 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은 미 정부에서 권력서열 3위이기 때문에 그의 대만 방문은 어떤 형태로든 높은 정치적 민감성을 갖고 있다.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긴장과 미중 관계 긴장의 고조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만 해협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련의 표적성 군사행동으로 반격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펠로시 의장이 도착한 직후 중국인민해방군이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 훈련을 대만 주변 6개 지역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화력을 조직해 시험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해협이나 대만 인근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전투기로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5~1996년 대만해협 위기 때 중국은 대만 인근에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전투기가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대만 국방부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하나의 중국' 정책 등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며 중국의 긴장고조를 견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과 CNN 인터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중국의) 어떠한 주권 문제를 침해하지 않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 1997년 깅그리치 전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미 연방의원들이 계속 대만을 찾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기회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의회 지도자들의 이전 방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우리의 신념과 함께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대만의 자기방어를 돕기 위한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고강도 무력시위 등을 예고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지난 며칠간 (중국의) 호전적인 수사를 봐 왔다. 지난 몇 주와 몇 달간 우리는 대만 해협과 그 주변에서 더 공격적이고, 더 강압적인 중국의 군사활동을 목격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그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전투기들이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들이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예상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문이 위기나 충돌을 위한 이벤트나 중국이 어떠한 종류의 군사 행동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한 핑계가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이번 순방의 핵심은 대만의 자기방어를 돕기 위한 미국의 약속이나 대만관계법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거기엔 이것이 충돌로 분출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우리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차 말했다.
미 의회에선 초당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했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 26명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한다"며 "수십년 동안 미 의회 의원들은 전 하원의장을 포함해 대만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우리가 전념하고 있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한국 스타트업 미국진출 위해 중진공·시애틀총영사관 협력
- 시애틀시 ‘6월4일 한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날’로 지정
- 6월 정부납품 세미나 이번 주말 열린다
- 시애틀 한인, 워싱턴주 EOC 커미셔너로 활동
- “시애틀 한인 여러분, 유언장이나 상속 문제는 이렇게”
- 한인 꿈나무들 학예경연대회로 그림ㆍ글 실력 맘껏 발휘(+영상,화보)
- 페더럴웨이 통합한국학교도 장날행사로 여름방학들어가(+화보)
- 벨뷰통합한국학교 풍성하고 즐거운 종업식(+영상,화보)
- 시애틀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장날행사로 방학 들어가(+화보)
- U&T파이낸셜,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 세미나 성황
- 워싱턴주음악협회 올해 정기연주회 젊고 밝고 맑았다(+영상,화보)
- FWYSO 2만4,600여달러 장학기금 모았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4)
- KORAFF 한인입양가족재단 한국문화축제 연다
- 타코마한국학교, 특별한 한국어 여름학교 캠프 연다
- KWA대한부인회 평생교육원 봄학기 수료식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 학생들 아직까지 FAFSA 결과 통보 못받아 전전긍긍
- 워싱턴주 오늘부터 범죄용의차량 추격 다시 가능해져
- 오늘, 내일 시애틀지역 바닷물 올해들어 가장 많이 빠진다
- 워싱턴 주민 "도살업자가 엉뚱하게 우리집 애완돼지 죽였다"
- 시애틀지역 평균 집값 100만 달러 돌파했다
- UW 순위 다소 밀렸지만 세계 명문대 맞다
- "시애틀지역에서 저렴한 탁아소 어디 없을까요"
- 시애틀 말썽꾸러기 ‘벨타운 헬캣’ 운전자에 거액벌금 요구
- 미국 항공사 요금반환법 제정엔 시애틀 고교 영향도 컸다
- 시애틀 역사풍물인 길거리 시계 ‘부활’한다
- 워싱턴주 경제 미국서 최고로 좋다
- MS, 스웨덴 AI·클라우드 인프라에 2년간 32억 달러 투자한다
- 긱하버 퍼레이드행사서 급발진해 5명 부상(+영상)
뉴스포커스
- '김정숙 순방 기내식' 6292만원 중 4125만원 '운송·보관료'
-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 "포항 석유·가스 유망…전 세계 주목"
- 서울대병원이 쏘아올린 '집단휴진', 동네 의원까지 확산할까
- '첫 파업' 삼성 노조, 연가 투쟁 참여율 낮아…생산 차질 없을 듯
- 도종환 "못 참겠다, 이게 공식 초청장…호화 기내식? 50명이 같은 도시락"
- '울산판 전청조' 남성 5명 동시 교제하며 수십억원 뜯어
- 이재명·조국, 2시간 비공개 회동…'22대 국회 협력 방안' 모색
- '현충일 욱일기' 부산 의사, 결국 내렸다…성난 민심 '신상 공개' 돌진
- 페이커 이상혁 "돈·명예 한시적…선한 영향력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 美도 놀란 '필름형' 조현병치료제…CMG제약 “이번엔 FDA 벽 넘는다”
- 서울대병원 17일부터 전면 휴진…응급 제외한 외래·수술 중단
- "맘에 들지 모르지만 핸드백 장만"…최재영 카톡 내용 공개
- 전공의 사직서 받는 정부…의대생 '휴학계'도 받을까
- 탈북자 단체, 북한에 '임영웅 노래' 보냈다…전단 20만 장 살포
- 김정숙 인도행 동행 고민정 "나도 그 기내식 먹었다, 엄청났다 기억 없어…"
- 한일 국민소득 '절반→역전'까지 18년…1인당 GDP도 추월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