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이나 쫓아다닌 '그놈'…미국은 어떻게 알자와히리를 사살했나
- 22-08-02
수년 간 미 정보기관들 예의주시…은신처 알아내기 위해 여러 첩보 활용
바이든, 알자와히리 숨어 있는 자택 모형 보면서 작전 논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드론 공격을 감행해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라를 사살한 가운데, 미국 정보기관이 수년 동안 작전을 계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여러 외신들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알자와히리가 수년 동안 숨어있었으며, 그를 사살하기 위해 대테러 정보 기관이 조심스럽고 끈기 있게 작전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5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이후 알카에다의 수장이 된 알자와히리는 미국의 '보복'을 피해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알자와히리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역에서 알카에다 지도부를 재건하고 이라크와 아시아, 예멘 등 여러 지부를 장악해 조직을 이끌어나갔다.
이후 알자와히리가 수장으로 있던 10년 동안 알카에다는 여러 테러 사건에 관여했다. 대표적으로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와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를 들 수 있다.
이러한 '공공의 적'의 행방을 미국은 계속해서 쫓고 있었다. 여론에서는 알자와히리의 행방을 두고 그가 이미 죽었다는 소문이 돌거나 아니면 파키스탄 또는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하고 있다고 추측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은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 이후 알자와히리가 긴장을 늦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몇 년 동안 미국 정부는 알자와히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네트워크를 알고 있었고, 지난 1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철수에 이어 관계자들은 알카에다의 존재 징후를 주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미국 정보국은 알자와히리가 그의 가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 정보당국은 알자와히리가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이 소유하고 있던 주택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자와리히는 미국이 자신의 가족을 추적할 것을 염려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미 정보기관들은 알 자와히리가 카불의 은신처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빈라덴 사살 작전과 마찬가지로 알자와히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나단 파이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엘리자베스 셔우드 랜달 국토안보보좌관은 지난 4월 이와 관련한 첩보를 처음 보고받았으며 이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포함한 여러 관리들도 정보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달 1일 윌리엄 번즈 CIA 국장과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장, 크리스틴 아비자이드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과 '작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NYT에 따르면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은 알자와히리가 머물고 있는 집 모형을 보면서 날씨와, 주택의 건축 자재, 민간인이 부상할 위험을 포함한 여러 요인들을 검토한 것으로 전했진다.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보좌관들을 다시 만나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한 작전 방안을 거듭 주문했다.
작전은 31일 오전에 실행됐다. 이날 미국은 드론을 활용해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두 발을 알자와히리의 은신처에 발사해 그를 사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진으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 사살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제 정의가 실현됐고, 이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자와히리가 9·11 테러 당시 2인자로서 9·11 테러 계획에 깊이 관여했고, 수십 년 동안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의 배후 주모자였다고 소개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은 더 이상 잔인하고 결연한 살인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들로부터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결의와 능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오늘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디에 숨든, 당신이 우리 국민들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이 당신을 찾아내서 제거할 것이라는 재차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미국의 정보기관이 알자와히리를 찾아냈고 그의 위치에 대한 확실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신중하게 고려한 후에 정밀 공격을 승인했다며 "이 임무는 신중하게 계획됐고, 다른 민간인들에게 해를 끼를 위험을 엄격하게 최소화했다. 그의 가족 중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민간인 사상자도 없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약 1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군의 임무를 끝내도록 했을 때, 저는 20년간의 전쟁 후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더 이상 병사 수천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저는 미국 국민들에게 아프가니스탄과 그 외 지역에서 효과적인 대테러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우리는 바로 그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사령관으로서 위험한 세상에서 미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엄숙한 책임"이라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깨지지 않는다.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당시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며 이번 작전이 9·11 테러 희생자 가족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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