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vs USA"…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가열

美 하원, 반도체 산업 지원법 가결…바이든 서명만 남아

中, 2025년까지 170兆 투입 방침…美는 368조원

 

미국 의회가 대(對)중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및 과학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키면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포스트(SCMP)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에서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andScience)'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면서 정부는 고조되는 미중 긴장 속 반도체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막대한 국고를 갈아 넣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조업 진흥책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에만 반도체 공장 신설 프로젝트 28개를 발표했고, 이를 위해 260억 달러(약 32조)를 투입했다.

중국 정부는 2024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17%로 끌어올리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나 지난 2020년 목표한 반도체 자립도 40% 수준 조차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최근 대만의 TSMC 기술을 복제해 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기술을 공정하게 된 것은 미국에 있어 더이상 반도체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SCMP는 "중국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있어 세계 선두주자들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에 1500억 달러(약 170조원)를 투입할 방침"이라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점쳤다. 

반면 미국의 반도체 상황은 수십 년간 쇠락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지난 1990년 37%에서 지난해 12%까지 밀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대만 TSMC는 5나노급 반도체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생산량은 '0'이다. 중국마저 반도체 생산에서 우리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는 "'반도체 칩과 과학' 법안은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소의 로이 춘 리 연구원은 "중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외국산 반도체에 의존하기를 원치 않아했다. 반도체가 중국에서는 국정 과제인 만큼, 자금 우려도 없을테고 장기적으로 그들은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관측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 기업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러지으이 최고경영자(CEO) 가네쉬 무쉬는 "미국 정부는 간접적인 산업 정책을 그간 펼쳐왔지만, 많은 국가에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칩과 과학'의 목적은 국가 차원에서 경쟁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스콧 케네디도 "반도체 공급망 회복 문제 대한 미국의 정책은 '미국으로 가져오자'다. 미국은 자국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에는 2800억 달러(약 368조원)이 투입될 예정인데, 미 정부는 반도체 시설의 설립·확장·현대화와 연구개발, 무선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약속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대만 TSMC 등이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자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인 이른바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동맹에 우리나라의 참여를 독려하며 결정을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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