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올겨울 혹독한 추위 온다'…푸틴發 에너지 안보 위기 최고조

잘해야 가스 저장고 80% 채우고 겨울 맞을 듯…푸틴發 '에너지 전쟁' 가열

대러 가스 의존도 獨 55%·EU 40%→개전 후 각 30%·15% 수준으로 '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는 '에너지 전쟁'을 심화하면서 유럽이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스 저장고를 80%밖에 채우지 못한 채로 겨울을 맞아 대대적인 연료 사용 절감 캠페인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하다.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 공급 감축이 발표된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추가 감소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은 지속적인 공급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6일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40%로 절반 이상 줄이고, 지난 11~20일 연례 유지보수를 마친 뒤엔 다시 30%로 줄였는데, 27일부터는 또 20%로 줄인다는 것이다. 

노드스트림1은 러시아산 천연 가스를 독일로 실어나르는 가스관으로, 연간 550억 입방미터(㎥)를 공급해왔다.

러시아가 독일로 보내는 가스 공급량을 줄이면 독일은 겨울 대비용 비축분을 채울 수 없게 된다. 올겨울 독일 또는 EU 전체가 가스경보 최고 단계인 '위급'에 준해 배급제를 실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에서 가스는 자동차용 강철 단조, 유리병 제조, 우유와 치즈 저온 살균 등 다양한 공정에 사용된다. 세계최대화학기업인 독일의 바스프 같은 기업도 공장 가동에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한다. 이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공급망 문제로 물가는 더 오르고, 일부 장비는 망가진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까지 독일의 대러 천연가스 의존도는 55%, EU 평균 의존도는 40%였다. 전쟁 6개월째로 접어든 현재 이 비중은 각 30%, 15%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EU는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11월 1일 이전까지 겨울철 비축분을 저장용량의 80%까지 채운다는 게 목표다. 현재 저장수준은 66%라고 가스인프라유럽데이터를 인용해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의 목표는 좀더 높다. 11월까지 95%를 채우길 원한다.

그러나 우드매킨지는 노드스트림1 공급량이 20%에 불과하면 유럽은 저장고의 75~80%용량까지밖에 비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드매킨지 컨설턴트 카테리나 필리포는 "결과적으로 유럽은 (추위가 남은) 3월 말 가스 저장고 비축분이 20%인 채로 난방수요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겨울이 추우면 상황은 악화한다. 유럽은 부족분을 아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분에서도 충당하려 하는데, 올겨울 한파가 심하면 아시아도 나눌 여력이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버리지를 위해 대유럽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노드스트림1 등 주요 파이프라인 전면 차단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 외에도 오스트리아 등 중부유럽 전반과 동유럽은 대러 가스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일례로 올해 4월 러시아는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했는데, 진전까지 폴란드의 대러 가스 의존도는 50%, 불가리아는 90%였다.

EU는 대체 공급처를 찾는 동시에, 회원국들에 8월 1일부터 가스 사용량을 15% 줄이도록 하는 목표를 제안했다. 상황에 따라 강제 감축 부과 권한도 모색 중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리스타드에너지 애널리스트 카롤리나 시에미에니우크는 "유럽 에너지 시스템 전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위험이 지속돼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비교적 피해를 입지 않고 겨울을 나려면 빠르게 협력해야 한다"며 "그렇게 한다고 해도 올겨울(2023~2024년) 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번 겨울은 유럽의 연대에 있어 역사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 부문을 훨씬 넘어서는 함의가 있다. 결코 실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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