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백신 맞히려는 美·日, 우리는 어떻게…"기존 백신 접종확대 우선"

오미크론용 백신 가을쯤 출시 계획…미일, 새 백신으로 전국민 4차접종 등 확대 나설 듯
질병청 "도입 시기·효능 명확해야 판단 가능" 신중…해외 주시하며 전략수립 전망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더 효과적일 '개량 백신' 개발 소식이 현실성 있게 들려오기 시작하자 미국과 일본은 올가을 예정한 전 국민 대상 4차 접종에 이 백신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9월 전후 개량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인데 구체적으로 접종 전략과 일정을 정하지 않은 채 해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답은 없다"면서 새 백신이 정부의 접종 전략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 화이자와 1억500만회분 구매계약 체결…정부 "최우선 공급 요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잠시 중단하는 대신 당초 일정(10월)보다 빠른 오는 9월 중순쯤 개량 백신을 출시하도록 제약사들을 독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비변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목적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선보였던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현재 전 세계 우세종인 BA.5 등 오미크론 변이에도 감염 예방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개량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미 정부는 개량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화이자와 1억500만회분을 32억 달러(약 4조1900억원)에 구매 계약을 맺었다. 회당 30.5달러로, 2020년 구매가격 19.5달러보다 비싸졌다. 미 정부는 조만간 모더나와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일본도 개량 백신을 활용한 추가 접종을 준비 중이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3일 오미크론 개량 백신으로 올가을 이후 추가 접종하는 방향으로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개량 백신 도입과 맞물려 4차 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50대 등으로 4차 접종이 확대됐지만 "개량 백신이 나오면 또 맞으라 할 텐데 지금 맞지 않겠다"는 의견도 있다. 건강한 50대 일반인이면 개량 백신 도입과 접종 정보를 충분히 파악한 뒤 결정해도 된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정부는 오는 9월 전후 개량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인데 구체적인 전략과 일정은 아직 고심 중이다. 개량 백신의 활용이나 접종 대상 등은 화이자, 모더나가 내놓은 임상 연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1일 개량 백신 도입과 관련해 "8월이나 9월쯤 나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빨리 공급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미리 주사기에 주사액을 넣고 있다. 2021.3.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정부, 해외 상황 주시하며 접종 전략 고심할 듯…'5차 접종'에 활용할 수도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변이가 빠르게 진화하니, 개량 백신을 전 국민 접종 확대의 계기로 삼아 미접종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 국민 접종률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우리나라도 개량 백신을 도입하면 접종 대상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을 마친 고령층에 대해서는 겨울철 유행을 앞두고 개량 백신으로 가을쯤 5차 접종을 진행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정부가 전 국민 4차 접종을 확대한다면 강제보다는 개인 선택에 맡기되 강력히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개량 백신을 활용한 4차 접종 전략을 짜는 것에 신중한 모습이다. 각 제약사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이상으로 공식 입증된 대규모 연구 결과가 없고 백신 접종의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활용도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관계자는 최근 개량 백신 도입·접종 계획에 대해 "개량 백신이 감염 예방 효과가 높다면 전 국민의 (4차) 접종도 가능하겠지만 감염 효과가 높지 않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테고, 변이 유행과 치명률 등을 고려해야 해 현재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22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인터뷰에서 "새 백신이 도입돼도 접종 목적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접종 전략의 설계 자체가 달라진다. 외국 데이터를 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접종 전략 자체가 감염 예방에 있을지, 중증 예방에 있을지 효능 결과에 따라 달렸다.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량 백신이 실제 도입되기 전까지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4차 접종을 최대한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백신이 각종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고는 해도 중증화와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낮춰주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도 기존 백신을 최대한 활용 중이고, 특히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추가 접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25일 0시 기준 우리 인구 대비 4차 접종률은 10.1%이고, 대상자를 기준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은 39.8%, 50대 접종률은 3.6%이다. 

정재훈 교수는 "중증화율을 떨어뜨려야 해, 추가 접종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어려운 부분"이라며 "지금 접종은 위중증, 사망 예방이라 재유행이 오기 전 접종하는 게 백신 효과를 누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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