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목표, 돈바스에 국한되지 않는다"…푸틴, 우크라 전략 다시 짜나

미 "러 발언 놀랄 것 없어…하이마스 효과 보여주는 것"

"러, 점령지 자국 영토로 병합하려는 움직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목표가 더 이상 동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의 의미에 이목이 집중된다.

러시아 고위급 인사가 확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지난 2월24일 개전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목표는 더 이상 돈바스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실패하고 전황이 변하면서 러시아의 영토 목표가 남쪽을 포함하도록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콕 짚어 언급하면서 서방의 장거리 무기 지원이 계속될수록 우크라이나 점령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발언은 러시아가 점령 지역을 자국 영토에 강제로 병합하려 한다는 미국 백악관의 경고 이후에 나왔다.

◇미 "러 발언 놀랄 것 없어…하이마스 효과 보여주는 것"

미국 국방부는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새삼스럽다고 지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리 중 그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며 이미 헤르손과 자포리자에 러시아군이 진군해 있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군수품 창고와 주요 인프라 시설 등 적진 깊숙이 있는 전략 목표물을 타격해 러시아의 진격을 제한하는 데 하이마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하이마스 발사대 12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것으로 적진의 탄약고를 타격할 수 있게 되면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추정했다. 러시아는 돈바스의 루한스크주를 장악한 이후 2주가 넘도록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 로켓 발사기 4대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러, 점령지 자국 영토로 병합하려는 움직임"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두고 러시아가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병합하기 위한 포석을 깔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러시아는 점령 지역의 통화를 루블화로 바꾸고, 지역 관리를 파견하고 주민들의 러시아 시민권 발급을 촉구하는 등의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을 병합하기 위해 군사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이번 전쟁은 영토 정복 전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력에 의한 영토의 강제 병합은 유엔 헌장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처벌을 피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며칠 내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재개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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