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화점 패션 매출 '3배'…보복소비 불붙었다

롯데百, 여성패션 전년 대비 261% 성장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 심리 터져

 

# 지난 주말 워킹맘 40대 여성 A씨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의 신발과 옷을 백화점에서 샀다. 가족돌봄휴가 이후 출근을 위해 필요한 정장 한벌도 마련했다. 그가 하루 동안 지출한 금액만 100만원이 넘는다. 아직 연초이긴 하지만 길어진 재택근무로 식품과 리빙 관련에 씀씀이가 컸던 지난해와 쇼핑 패턴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외출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줄면 필요한 품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터져 나온 보복소비 심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외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동안 눌러왔던 욕구를 한번에 터트리는 모양새다. 

백화점 업계에선 전체 매출에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패션부문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외출 자체로 부진이 빠지면서 회사 전체가 휘청였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이후 출근과 오프라인 개강이 이어진다면 전반적인 실적 회복까지 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 날씨 풀리자 백화점 패션 매출 3배 이상 급증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 19일부터 주말 3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그중 여성패션과 해외 패션이 각각 261%, 67% 성장했다.  

이달 들어 재택근무 대신 출근하는 회사원들이 늘면서 자신을 꾸미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날씨가 풀리면서 대면 소비를 즐기려는 심리도 작용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매출 전체를 좌우하는 패션 매출 상승세에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리빙·식품관 등으로 일부 만회했지만 객단가가 낮은 탓에 역부족이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 60∼70%를 차지하는 패션이 살아나야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른 상품군 인기가 높아도 객단가가 최소 수십배에 달하는 패션 부진을 만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패션 상품군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여성패션과 남성패션이 각각 114.1%, 80% 늘었다. 이밖에 스포츠(85.8%)·명품(65%)도 고르게 성장했다. 전체적인 매출 역시 66.4%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외출 빈도가 지난해보다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패션 제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남성패션(161.2%)과 영패션(112.2%)이 전체 실적을 이끈 모양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집객수가 증가한 것은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며 "외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패션뿐 아니라 스포츠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모습 © 뉴스1


◇ 2020년 부진 늪 빠져나오나…백신 효과에 만회 기대감

지난해 백화점 실적은 암흑기에 가까웠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줄면서 해외 명품을 제외하면 침체 늪에 빠졌다. 고객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오프라인을 피하기 일쑤였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패션 관련 구매 빈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 한 백화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 하락했다. 

올초부터 소비심리 반등 흐름은 뚜렷했다.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광주점 제외) 2월 매출은 1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6% 늘었다. 전월과 비교해도 1.61% 성장했다. 대형마트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달 이마트 매출은 1조291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3.7% 늘었다. 일부 온라인 매출이 포함됐지만 오프라인으로 고객이 다시 찾고 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2월 매출은 개학·입학효과로 반짝 상승한다"며 "3월 중순 이후에도 고객이 꾸준하게 찾고 있어 내부적으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문을 연 더현대서울이 하루 매출 100억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판매시설을 대폭 줄이고 휴식공간을 늘린 파격에 이달 들어서도 소비자 발걸음이 꾸준하다. 

또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 매출 수준까지 복귀했다"며 "백신 접종에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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