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병일] 나의 칠월

이병일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나의 칠월

 

새벽안개 물러간 자리

은빛 이슬로

하루의 빗장을 열면

칠월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간밤 홀로 갇혔던

번뇌의 굴레를 벗는다

 

이름 모를 작은 새

여린 날개짓 너머로

칠월, 아침 햇살이 그지없이 곱다.

 

햇살은 중천에서 이글거리고

후끈한 저 흙 속에서

잉태된 배아

결실을 위한 몸부림인 것을

 

무심한 마음 열면

스치는 바람에서도

생명의 신음을 듣는다.

 

오늘도 여전한 칠월 햇살

그 빛의 큰 소리로

바싹 마른 흙들을 흔들어 깨워

뿌리째 익고 있는 생명을 안고 싶다.

 

슬금거리며 내게 다가온

칠월은 어느새

내 안에서 익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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