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이미 조용한 확산 중…"재유행 대책 재점검해야"

해외여행 안간 60대, 표본검사에서 첫 검출…"지역사회 BA.2.75 감염자 다수 추정"

정부 예상보다 규모·시기 악화 가능성…"백신·병상·치료제 등 대책 보완 필요성"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이 붙은 코로나19 세부계통인 BA.2.75 변이의 조용한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첫 감염자가 표본 검사에서 발견됐는데 감염 기간에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A.2.75 변이에 감염된 해외입국자를 통해 국내에서 감염됐다는 의미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첫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A씨로, 현재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이 세부 변이 검출률을 확인·감시하기 위해 매주 1500여건의 확진자 검체를 표본 추출해 유전자 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이 변이가 처음 확인됐다. 

확인되지 않은 BA.2.74 변이 감염자가 이미 다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당국은 감염경로에 대해 심층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일단 국내에 상륙한 BA.2.75 변이의 확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A.2.75 변이는 지난 5월 26일 인도에서 최초 확인한 후 전 세계에서 빠르게 전파 중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 10여개국에서 119건이 확인됐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20일 7.9%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불과 1주일 만인 27일 51.35%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전파력이 세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켄타우로스의 확산 속도는 BA.5 대비 3.24배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일(현지시간) 면역회피, 중증도 영향 면에서 공중 보건에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BA.5와 같은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하비에르 오스테일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이 트위터를 통해 이 변이에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을 붙인 뒤, 호응을 얻어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한다. 

BA.2.75 변이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 재유행 대책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많아졌다. 우선 재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때 하루 15~20만명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BA.2.75 변이가 BA.5를 대체해 빠르게 우세종으로 진화하면, 신규 확진자 규모는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재유행 정점 시기에 하루 30만명가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BA.2.75 변이 감염자 비율이 치솟을수록 재유행 규모는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8882명으로, 1주일 전(8일) 1만9308명 대비 1만9574명(101%) 증가했다. 지난 4일부터 12일째 '주간 더블링(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예측한 재유행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50대와 기저질환이 있는 18세 이상 성인 등을 대상으로 4차 접종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재유행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예약접종은 8월 1일부터 이뤄진다. 재유행 핵심 대책이다.

하지만 한 감염병에 대해 1년도 안돼 4번씩이나 백신을 맞아야 하는 시민들은 누적된 피로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정부의 기대만큼 4차 접종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또한 이들이 맞는 기존 백신은 현재 우세종이 돼 가는 BA.5 변이나 이번 BA.2.75 변이의 강한 면역회피력으로 인해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앞선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도 아니다. 

병상 문제도 불안전한 상황이다.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병상은 하루 확진자 146000명까지 대응할 수 있다.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으로 증가할 경우 총 1405병상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만명, 그 이상이 발생하면 병상과 치료제는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안전성 우려를 낮추고 신뢰도는 높여야 한다"며 "50대 접종은 재유행 대책 핵심인데, 그 효과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 예상보다 재유행 시기가 빨라지고 규모도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새 변이에 대한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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