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아버지의 눈물
- 22-07-11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아버지의 눈물
조창인씨가 쓴 <가시고기>라는 장편소설이 있습니다. 젊어서 이혼하고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쓴 내용입니다. 그는 시인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뤄왔지만 가난해 늘 아들에게 잘 해주지 못함이 가슴에 응어리져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렇게도 분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던 아들이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계속되는 항암으로 머리는 다 빠져버렸고 날마다 메말라 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것은 자신이 아픈 것보다 더 아팠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문제는 치료비였습니다. 그는 아무도 몰래 친구 의사의 도움을 받아 신장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자신의 몸속에 이미 암이 다 퍼져 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할 수 없이 그는 이혼한 아내에게 아들을 부탁하고 자신은 시골로 내려가 쓸쓸히 혼자서 죽어가는 이야기가 간단한 이 책의 줄거리입니다.
원래 가시고기는 알을 낳고 사라져버린 엄마를 대신하여 아버지가 부화를 시키고 새끼들이 나올 때까지 지킵니다. 그러다가 새끼가 나오면 사냥할 줄 모르는 어린 새끼들에게 아버지가 자신의 살을 뜯어먹도록 내어주고 결국에는 가시만 남은 채 죽어가는 그런 물고기입니다. 이처럼 가시고기는 이 땅의 아버지의 사랑을 대신하는 대명사처럼 불리우고 있습니다.
아버지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21세기 오늘날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어떤 의미로 불리우고 있을까요? 늙고 병들었을 때 기꺼이 그 아버지를 위해 헌신하고 보살피는 자식들은 오늘날 얼마나 많이 있을까요?
불행하게도 최근 한국에서 나온 부모님을 섬기기는 커녕 학대하는 아들 딸들이 전체 학대자들의 34.6%였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6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펴낸 ‘2021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보면, 작년 노인학대 가해자(학대 행위자)8423건 중 배우자가 2455건(29.1%)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아들 2287건(27.2%), 요양시설 등 기관 2170건(25.8%), 딸 627건(7.4%) 등이다. 배우자에 의한 노인학대가 가장 많아진 것은 2005년 노인학대현황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이다.](조선일보에서 발췌)
아버지가 어머니나 아들 딸로부터 이처럼 학대까지 받고 있다니 서글프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늙어서 돈도 없고 힘도 없으면 아버지는 바로 이런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입니다. 평생을 가족들을 위해 뼈가 부르러지도록 일만했는데도 이렇게 늙어가야 한다는 현실은 서글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아버지를 단 하루만이라도 섬기라고 미국에서는 매년 6월 셋째 주일을 아버지의 날로 정하여 놓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낯설고 물설은 이 미국 땅에서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다정한 친구 하나 없는 이 외로운 땅에서 오로지 가족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밤낮으로 그렇게 일만해온 존재가 바로 아버지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고달팠던 이민생활을 알아주거나 이해해주는 자식들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내들도 평소에 쌓였던 불만을 해소하지 못한 채 따뜻하게 섬겨 주지를 않습니다. 오죽하면 밥 달라고 했다가 얻어맞았다고 하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심지어는 아침에 눈을 떴다가 “아직도 살아있냐?”고 맞았다니 그냥 농담이기만 바랄 뿐입니다.
이래저래 늙고 힘없고 돈 없는 아버지들이 설 곳은 이 땅 그 어디에도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불쌍한 아버지들이 말세에 많이 속출할 줄 미리 아시고 자식들에게 엄청난 축복을 보장하시면서까지 잘 공경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에베소서6:1-3)
여유 있는 교회와 자녀들은 이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으로 받고 외롭고 지친 우리 아버지들을 잘 섬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땅에서 잘 되고 가장 보람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한국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시애틀온다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신나고 재미었다(+영상.화보)
- 아시아나항공 “한국행 최대 30% 할인 등 여름 특가이벤트”
- KWA대한부인회 "피어스카운티 비지니스 활성화 그랜트 신청하세요"
- 타코마서미사 자비 넘치는 부처님 오신 날(영상,화보)
- 윤요한 앵커리지한인회 전 회장 모친상
- '불타는 트롯맨' 탑7 시애틀 공연 성황리에 열려(동영상)
- [시애틀 수필-박보라] 왠지, 웬즈데이
- 한인 제이슨 문 머킬티오시의원,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미국 하이킹코스에 무궁화 심었다
- 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어젯밤과 오늘 새벽 시애틀에 환상적인 오로라 관찰돼(영상)
- 서은지시애틀총영사 28일 코리아나이트 시구한다
- 김동연 경기지사, 시애틀방문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났다
- 이무상,이현숙씨 부부 페더럴웨이 한우리정원 조성위해 10만달러 기부
- “시조이야기도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한인 여러분, 챗GPT로 가게 홍보하세요”
- 바슬시 5월 아시아태평양의 달로 선포
- 광역시애틀한인회와 부천상공회의소 MOU
- 시애틀영사관, 시애틀국제영화제 특별후원
- KWA 대한부인회 올해 장학생 선발한다
시애틀 뉴스
- 468명 태운 가루다항공 보잉기종여객기, 엔진 화재로 비상 착륙
- "비밀번호 70%는 1초 안에 뚫린다”
- 매리너스 시애틀야구장서 파울볼 2개가 한 팬에게 '기적'벌어져
- 워싱턴주지사 후보에 밥 퍼거슨이 3명? "워싱턴주 공화당 꼼수"
- 워싱턴주 교통사고 사망자 33년만에 최다
- 미국 집값 최근 4년간 47% 올랐다
- 빌 게이츠 전 부인 멀린다, 125억달러 받고 게이츠 재단떠나 별도 활동
- 교회단체가 UW몰려가 이스라엘 옹호 맞시위 벌여
- 시애틀 사회생활 시작하기에 좋은 도시긴 하지만
- 테슬라 모델Y 구입자에 이자 0.99%로 대출
- UW 시위대 평의회 회의실도 장악해
- 시애틀에 펜타닐 과다복용 회복센터 문연다
- 시애틀 유명한 벨타운 헬캡 운전자 고소당했다
뉴스포커스
- 정부 "의대 증원, 법원 결정에 추진동력 확보…의료개혁 박차"
- 우원식 "너무 바빠 문자 폭탄 볼 시간이…거부권 넘어설 8석이 제 관심사"
-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국민 신뢰받는 공수처 만들겠다"
- '7공화국' 개헌 던진 조국…"대통령 4년중임·檢영장 박탈 넣자"
- 박찬대, "검찰 인사 뒤 김 여사 153일만 모습, 참 공교로워"
- 김정숙 단골 의상실 디자이너 딸 '출국정지'…다혜 씨와 금전거래 정황
- 박정훈 대령 측, 대통령에 '특검법 수용' 촉구…이종섭 증인 채택
- 반포써밋 40.7억원 '최고가' 터졌다…강남권 매수세 뚜렷
- 4월 취업자 26.1만명 ↑…제조업 17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 與조정훈 "한동훈·尹에 총선 패배 책임…목에 칼 들어와도 팩트" "
- "푸바오는 규칙적인 생활 중"…중국이 공개한 최근 모습은?
- "의대 증원 예정대로"…법원 "의료개혁이라는 공공복리 우선"
- 김건희 여사, 153일만에 '잠행 끝'…대통령실 "영부인 역할 계속 해와"
- 추미애 부담스러웠나…'합리적 행동파' 우원식 택했다
-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금융위, 대구은행 전환 인가 결정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부정부패 성역 없다…엄정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