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사임에 러·우 '극과 극'…우크라 전쟁 여파는?

차기 총리에 리즈 트러스·벤 월러스 유력…우크라 지지 이어갈 듯

 

사퇴 압박을 받아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사의를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영국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몰락은 러시아에서 기쁨과 조롱의 대상이 됐고, 우크라이나는 핵심 동맹의 사임에 슬퍼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 "푸틴은 독재자…우크라 강력 지지"

존슨 총리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불렀다. 이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대(對)러 제재를 요구했다. 

또 지난 4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와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지난 4월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며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길 거리끼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존슨 총리를 '친구'라고 부르며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이 보수당 지도자(존슨 총리)의 사임 소식에 슬퍼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영국의 지원이 유지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존슨 총리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는 그 지원을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인 지도자로, 지지율이 무려 90%에 달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빵집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페이스트리 메뉴를 판매하기도 했다.

반면 존슨 총리는 러시아 국영 언론의 표적이었다. 존슨 총리는 '가장 적극적인 반(反)러시아 지도자'로 표현됐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은 "그는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존슨 총리와 러시아의 관계를 간단히 묘사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영국 정부의 행동은 '야만인의 습성'"이라며 "막대한 재정과 영국 용병, 훈련, 핵심 정보부대 등 '러시아 혐오'(Russophobia)에 모든 것을 동원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러시아를 파괴하려고 하지 마라. 러시아는 파괴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차기 총리에 리즈 트러스·벤 월러스 유력…우크라 지지 이어갈 듯

존슨 총리는 자신의 사임 후에도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 존슨 총리와 큰 틀에서 같은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유력한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은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다. 지난해 존슨 총리가 임명한 트러스 장관은 ‘정치계 샛별’이자, 보수당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와 테레사 메이 전 총리 아래서 착실한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존슨 내각 초기 국제 통상부 장관을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무역 협상을 이끌며 외교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브렉시트 협상 대표로 발탁됐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이후에는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에 대해 개인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지지를 얻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비판받아왔다.

벤 월러스 국방장관도 보수당 내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월러스 장관은 지난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을 당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국민 구출 작전을 펼쳤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영국의 대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국방장관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설파해왔으며, 차분한 대응으로 보수당 의원들로부터 존경받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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