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는 바이러스 아니다"…애틀랜타서 수백명 증오 폭력 규탄 시위

지역 정치인들도 동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20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주의회 의사당 앞에는 사람들이 성조기와 함께 '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아시아계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고 쓰인 푯말을 들고 모였다.

 조지아 출신 한성희씨는 "제가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상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에서 8시간 차를 타고 온 티모시 판은 CNN에 "희생자들에게서 제 가족을 본다"면서 "우리가 그냥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너무 자주 받는다"고 했다.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경찰에 '성 중독으로 인한 범죄였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에 더욱 불을 붙였다.

인종차별 반대자들은 물론 지역 정치인들도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 적어도 범행 동기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 상원 의원인 존 오소프는 시위 중 희생자를 위한 묵념에 함께 하며 "그 누구도 출신과 인종, 존재 자체를 이유로 두려움 속에 살지 않는 국가를 만들자"고 말했다.

라파엘 워녹 의원은 '용의자 롱에게 범행이 일어난 날은 나쁜 하루였다'고 한 지역 보안관 대변인의 발언을 비꼬며 "그가 나쁜 하루를 보냈는지 아닌지는 관심 없다"고 했다.

비 응우옌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시위대에게 "아무리 달리 생각해 봐도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했다.

살해된 여성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고인이 이민자이자 어머니로서 열심히 살았고, 사랑하며 사랑받았다고 전했다.

범행 장소 가운데 한 곳인 애틀랜타 골드스파에서 숨진 현정 그랜트의 아들 랜디 박은 '모금(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 혼자 살고 있고, 나머지 가족은 한국에 있다.

박씨는 "어머니는 미혼모로 동생과 저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에서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주범으로 아시아계가 지목되면서 지난 1년간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어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조지아 지역 사회부터 미국 의회까지 슬픔이 번졌고, 범행이 일어난 지난 16일부터 희생자들이 살해된 마사지 숍과 스파 밖에는 꽃다발과 촛불을 놓고 기도를 올리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의회에서 대만계인 그레이스 멍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공동체가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정치권의 반(反) 아시아계 폭력 급증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9일 취임 후 첫 합동 방문 일정으로 조지아주를 찾아 아시아계 지도자들을 만나 애도를 표하고, 국민들에게 증오에 함께 맞서줄 것을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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