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둔화 감수한 긴축" 강조…韓도 '빅스텝' 유력 전망
- 22-07-08
연준 6월 의사록 공개…시장선 '7월 자이언트 스텝' 96%로 예측
"금통위도 물가 상황 굉장히 위중하다고 판단…7월 빅스텝" 전망
미국을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강력한 통화긴축의 소용돌이가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높은 물가에 쫓겨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제 경기 둔화를 초래하더라도 당장 물가부터 잡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높은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주 열리는 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거래 참가자들은 오는 26~27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50~1.75%에서 2.25~2.50%로 0.75%p 오를 확률을 96.3%로 예측했다. 이밖에 0.50%p 예상은 3.7%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0.75%p 오를 확률이 82.6%, 0.50%p 인상될 확률이 17.4%였던 것과 비교하면 FOMC 회의가 다가올수록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6일(현지 시각) '6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한 이후에도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6월 의사록에 따르면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17명이 자이언트 스텝에 동의했다. 참석자들은 물가 오름세 압력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으며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견해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또한 FOMC 위원들은 급격한 금리인상이 미국의 경제 둔화를 초래하더라도 물가를 잡는데 우선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를 두고 캐시 보스얀치(Kathy Bostjancic)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FOMC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의 상승 속도가 상당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연준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6월 8.5%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0.75%p 인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물가에 쫓기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우리나라 역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국내 물가가 기준금리 인상의 강력한 근거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 4.1%, 4월 4.8%에 이어 5월 5.4%를 기록하며 매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6월에는 6%선마저 돌파한 것이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국은행 내에서는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어야 한다는 절박함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꺾는 데 실패해 치솟는 물가를 제때 잡지 못할 경우,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물가 대란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5일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수위 높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에선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낙관적인 경로 하에 올 3분기 물가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4분기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금통위가 현재의 물가 상황을 굉장히 위중하다고 판단, 7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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