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프국장이 신문배달원을 도둑으로 오인해 큰 소동 빚어져

<세드릭 울트하이머/시애틀타임스 제공>

 

에드 트로여 피어스카운티 셰리프국장, 한밤중 911 신고

 

대변인을 하다 지난해 선거에서 국장으로 선출된 피어스 카운티 셰리프국의 에드 트로여 국장이 지난 1월 20대 신문배달원을 도둑으로 오인해 신고를 하는 바람에 대소동이 빚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트로여 국장은 911에 신고를 하면서  “그가 나를 죽이려든다”며 주장해 경찰차가 무려 40여대가 긴급 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트로여 국장은 지난 1월27일 잠을 자다가 소음에 잠이 깨어 밖을 내다보니 한 남자가 이웃집들의 드라이브 웨이를 들락거리고 있어 그가 배달물품 좀도둑으로 생각했다. 옷을 챙겨입고 조용히 집 밖으로 나간 그는 자신의 SUV를 몰고 그를 추적했다.

신문배달원인 세드릭 올트하이머(24.사진)는 자신의 허름한 Geo ‘프리즘’ 승용차의 양쪽 창문을 열고 신문을 구독자 가정 드라이브웨이에 던지며 가다 갑자기 추격해오는 SUV를 보고 겁이 났다. 그는 차에서 내려 아무런 표지가 없는 흰색 셰비 ‘타호’ SUV를 몰고 추격해온 백인 남자에게 “당신은 누구이며 왜 나를 추격하느냐”고 물었다며 그가 트로여 국장인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올트하이머는 트로여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밤중에 이 동네에서 무슨 짓을 하느냐”며 ‘현관 좀도둑’이라는 등 욕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올트하이머 역시 자기직업을 밝히지 않고 “내가 백인동네에 들어온 흑인이라서 추격했느냐”고 묻자 트로여는 “나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 내 처도 흑인이다”라고 대꾸했다고 올트하이머는 전했다.

트로여는 이후 시애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자기는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고 올트하이머가 흑인이라는 것도 그가 차에서 내린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부인이 흑인이 아니라 태평양계이고 흑인 손자 한명을 양육하고 있으며 자기는 동네 다섯 가구 중 유일한 백인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트로여의 긴급 신고전화를 받은 911 담당자는 이를 응급순위인 ‘경찰관 지원요청’으로 타전, 셰리프 대원들은 물론 타코마 경찰과 주 순찰대 차량 등 42대가 경광등과 사이렌을 울리며 몰려왔다. 트로여는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트로여의 SUV와 50피트 거리를 두고 자기 차 안에서 양팔을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고 앉아 있던 올트하이머는 경찰관들에게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이처럼 사방에서 몰려왔나? 신문배달원을 체포하려고 아까운 가솔린을 낭비했나? 나는 다섯 아이를 키우며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하는 신문배달원일 뿐이다”라고 항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타코마 뉴스트리뷴을 배달했던 올트하이머는 트로여를 고소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고 이 해프닝 이후 구독자가 아닌 트로여의 집 드라이브웨이에도 이틀간 신문 한 부를 던져줬다며 “내가 믿을만한 선량한 시민임을 트로여가 믿고 신문도 구독해줌으로써 내 생업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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