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시계 되감기…"침체로 내년 0.5%p 인하"

국채선물 "금리 내년 1Q 3.3% 고점… 4Q 2.7%로 떨어질 것"

 

미국의 금리 시계가 빠르게 되감기고 있다. 부진한 지표들이 잇따르며 경제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켜졌다. 결국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3월 시작한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부양을 위해 내년 여름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미 국채시장에 반영됐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채금리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 고점이 3.3%로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한 달 전만 해도 금리선물 시장이 예상한 이번 긴축의 금리 고점은 4%가 넘었다.

하지만 이제 금리선물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연준이 금리를 최소 5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낮출 것으로 베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리고 지난주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번 긴축의 고점은 2월 3.4%였다. 이는 지난달 중순 예상됐던 고점보다 60bp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2023년 12월이 되면 금리는 2.7% 떨어질 것으로 국채 투자자들은 예상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와 확연하게 다르다. 최근 점도표를 보면 금리는 올해 말 3.4%, 내년 말 3.8% 수준까지 오르고 이후 2024년 조금씩 내려온다.

윈쇼어캐피털파트너스의 강 후 매니징파트너는 "침체가 오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원자재는 떨어지며 연준은 금리를 2023년 인하할 것이라고 시장이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선물 시장이 급변한 것은 최근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지표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5월 소비지출은 올들어 처음으로 감소했고 6월 제조업의 확장세는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부진한 지표에 JP모간체이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대형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또 원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이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많이 줄었다. 미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5년 만기 브레이크이븐 레이트(breakeven rate)는 4월 중순 2.6%를 기록해 8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가 지난주 2%로 내려왔다.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 들어 두 배로 뛰었고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고 있다는 기업들이 늘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적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로테크놀로지는 지난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전망의 정확도와 관련해 시장과 연준을 비교한다면 가장 최근 실례를 볼 때 채권시장의 예측력이 더 뛰어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5월 50bp, 6월 75bp 올릴 것을 채권투자자들은 사전에 가격에 반영했었다.

금리선물 시장은 미국이 심각한 침체에 빠질지 혹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며 연준이 금리를 낮출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거 역사를 보면 채권투자자들이 지금만큼 미래의 금리인하를 확신하면 침체가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금리가 최소 40bp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되면 이후 18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블룸버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정책을 설정할 때 '민첩(nimble)'하겠다고 밝혔다"며 "시장의 속도를 맞추려면 놀랍도록(remarkably) 민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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